[Oh!모션] ‘지명 유력’ 해외파 5인, 스카우트 평가 어땠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8.21 06: 02

“역사상 해외파 트라이아웃에 이만한 인파가 몰린 적은 없었다”
KBO(한국야구위원회) 관계자의 말 그대로였다. 해외 무대를 거쳐 KBO 리그의 문을 두드리는 9명의 선수를 보기 위해 10개 구단 관계자들과 예상보다 많은 취재진이 총출동했다. 지난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해외파 트라이아웃 현장이었다. 2시간 남짓의 짧은 시간이지만 선수들을 두루 지켜본 스카우트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요약 가능했다.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도전했다 제각기 유턴을 선택한 5명의 선수들은 순번이 문제일 뿐, 지명은 확실시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완 이대은과 내야수 이학주, 외야수 하재훈, 포수 김성민, 좌완 윤정현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100% 컨디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트라이아웃에 임했다. “예상보다 더 좋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대은(29)은 이미 기량이 충분히 검증이 된 선수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KT 입단이 확실시된다.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이미 완성형 선발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위 마이너리그 경력이 전부인 대다수의 유턴파와는 다르게 일본 1군과 국가 대표팀에서도 뛴 경험이 있다. 한 2군 관계자는 “1군에서도 10승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기량과 구위”라고 평가했다.
이학주(28)의 주가도 계속 치솟고 있다. 이학주는 메이저리그(MLB) 콜업 직전까지 갔던 잘 나갔던 유망주였다. 무릎 부상 여파로 꿈을 이루지는 못했으나 KBO 리그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 내야수다. 유격수는 물론 2루와 3루도 소화할 수 있다는 게 선수의 각오다. 이학주는 이날 컨디션에 대해 “50% 정도”라면서도 “무릎 상태는 100%”라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학주의 고교 시절을 기억하는 지방 A구단의 한 스카우트는 “타격은 입단 후 지켜봐야겠지만 역시 수비와 주루는 좋다. 특히 수비는 확실히 스케일이 크다. 오래 쉰 탓에 몸 상태가 관건이었는데 부상은 없어 보인다. 내년에 서른이 되지만, 즉시전력감으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대다수 구단들은 “어차피 우리 순번까지 오지 않을 것이다. (2순위 지명권을 가진) 삼성이 뽑아가지 않겠나”면서 입맛을 다시기도 했다.
하재훈(28)의 평가도 좋았다. 트리플A까지 경험한 유망주인데다, 현재 몸 상태가 가장 좋다는 칭찬이 나왔다. 수도권 B구단의 스카우트는 “실전에 계속 나간 상태라 다른 선수에 비하면 준비가 가장 잘 되어 있다”면서 “힘도 좋고, 어깨도 강하다. 당초 전망보다는 이른 순번에 지명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의견은 다소 엇갈리지만, 일부에서는 1~2라운드 지명을 예상하는 시선도 부쩍 늘었다.
포수로 가치가 있는 김성민(25)도 지명 자체는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B구단 스카우트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감량이 되지 않은 것 같다. 타격 감각도 완벽해 보이지는 않는다”며 현재 컨디션은 낮은 점수를 주면서도 “스쳐도 넘길 수 있는 선천적인 힘은 확실하다. 포수 기근 상태라 지명은 100%라고 봐도 된다”고 예상했다.
좌완 윤정현(25)에 주목하는 시선도 많아졌다. 20일 군 복무를 마친 윤정현은 최근 연습경기에서 최고 143㎞, 20일 트라이아웃에서도 최고 140㎞를 찍었다. 야구를 할 시간이 거의 없는 군 복무 중 만든 성과라 더 값지다. 당초 하위 순번을 예상했지만, 이보다는 확실히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갈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수도권 C구단 스카우트는 “숨김 동작도 좋고, 팔이 나오는 측면에서도 힘이 있다. 구속은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서클체인지업이 기대 이상이다. 현재 고교 선수 중 이만한 좌완을 찾기가 쉽지 않은 까닭에 생각보다 높은 순번에서 이름이 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구단들이 눈치싸움을 할 만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C구단 스카우트는 “이미 끝난 1차 지명을 빼고 2차 지명만 놓고 보면 작년보다는 다소 부족하다. 때문에 해외파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 같다”면서 “아직 드래프트까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막판 정보전이 치열해질 것 같다. 지명은 각 구단의 전략에 워낙 변수가 많아 미지수지만, 어쨌든 전체적인 그림은 기대 이상이다”고 총평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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