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만 있는 게 아냐’ AG 대표팀, 복병 日-中 떠올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8.20 05: 41

선동렬 야구대표팀 감독은 17일 선수들이 공식 소집되자마자 함께 전력분석 시간을 가졌다. 당초 첫 날부터 상세하게 전력분석을 할 계획은 없었으나 선 감독의 강한 의지로 시간이 늘어났다.
그만큼 상대의 전력을 잔뜩 경계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메달에 가장 강력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이는 대만은 물론, 슈퍼라운드에서 만날 것이 확실시되는 일본과 중국의 전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전에서 한 번의 방심이나 실족은 치명적이다. 선 감독의 이야기는 엄살이 아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대만이다. 대만은 왕웨이중(NC)을 비롯한 주축 투수 몇 명이 이번 대표팀에서 빠졌다. 마운드 전력 약화는 불가피해 한숨을 돌릴 법하다. 하지만 힘 있는 타자들이 더러 포진해 있다. 선 감독은 “1~5번 타순까지는 좋다”면서 이들을 봉쇄할 방법을 찾고 있다.

전력도 전력이지만, 선 감독이 경계하는 것은 기세다. 대만은 전통적으로 경기 초반부터 기가 살면 그 리듬의 파괴력이 만만치 않은 팀이다. 실제 우리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그 대만의 기세에 다소간 고전한 기억이 있다. 때문에 오는 26일 열릴 조별예선 B조 첫 경기에서 대만의 기를 꺾는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일본과 중국의 전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프로선수 없이 사회인 야구 선수들이 출전한다. 그러나 우리의 사회인 야구 수준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선 감독은 일단 타선 쪽은 우리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투수 쪽은 프로에 충분히 지명을 받을 만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고 본다. 이 선발투수들에 말려 들어가면 경기 결과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은 우리보다 합숙 기간이 훨씬 길었으며 기량과 별개로 조직력은 거의 완벽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우리나 대만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작전을 빈번하게 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봉쇄하는 것도 관건이다.
중국은 대만이나 일본에 비해 경계심이 덜한 국가다. 하지만 전력분석팀 관계자들은 “중국도 만만치 않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중국도 두 달 동안 미국에서 합숙을 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려왔다. 1~2명의 투수들은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도 충분히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는 요령이 있다는 판단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중국전에서 크게 고전했던 기억을 떠올릴 법하다.
게다가 우리는 정보전에서도 불리하다. 전원이 프로 선수인 우리는 어디에서나 영상으로 피칭 및 타격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에 널리고 널린 것이 영상이다. 하지만 대만, 일본, 중국 선수들은 영상을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 한 대표팀 관계자는 “핵심 선수들은 분석 중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수들이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면서 “끝까지 방심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엄살처럼 보이지만, 단기전 승부는 아무도 모른다. 선 감독도 “2가 8을 이길 수 있는 것이 야구”라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대표팀 전력분석팀은 상대 분석에서 미진했던 부분은 대회 첫 경기를 통해 채워 넣는다는 심산이다. 일본과 중국이 집중적인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선수들도 낯선 선수를 상대로 경기 초반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를 관건으로 뽑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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