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 '김비서' 이유준 "황찬성 아이돌 편견 NO, 소탈하고 인간적"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08.19 14: 01

배우로 데뷔한 지 이제 10년 차다. 이름은 낯설지라도 얼굴을 보면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로 활약했는지 단박에 기억나는 마성의 배우다. 2009년 영화 '바람'으로 데뷔해 tvN '응답하라 1994', KBS 2TV '참 좋은 시절',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tvN '시그널',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출연한 작품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이유준이 주인공이다. 
이유준은 최근 종영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정치인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 작품은 영준(박서준 분)과 미소(박민영 분)의 판타지 로맨스로 고공 시청률과 화제성을 얻었지만 조연 캐릭터 역시 팬들을 사랑을 듬뿍 받았다. 그 중에 한 명이 부속실 정치인 부장을 연기한 이유준이었다. 마포구 OSEN 사옥에서 최근 그를 만났다. 

◆"원래는 딱딱한 부장 역할"
정치인은 원작 웹소설과 웹툰에는 없는 캐릭터다. 박준화 감독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드라마화하면서 더욱 풍성하게 캐릭터들을 채웠고 이유준을 비롯한 황보라, 강홍석, 표예진, 이정민, 김정운 등 부속실 직원들이 그 역할을 200% 해냈다. 또래 배우들인 까닭에 이들의 '케미'는 환상적이었고 '김비서가 왜 그럴까' 속 웃음은 더욱 배가했다. 
"소문에 민감한 정치인 부장이에요. 처음엔 현실에 있는 부장 느낌으로 가려고 했는데 부속실 멤버들 팀워크가 워낙 좋아서 옆집 형 같은 부장 캐릭터로 바꿨죠. 연기하다 보면 욕심 생기고 자기 분량 챙기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서로 너무 잘한다고 더해보라고 응원했어요. 감독님도 너무 나이스하고 카메라 조명 막내 스태프까지 늘 웃으며 일했답니다."
"극 초반에 회식신에서 황보라가 술 먹고 주사 부리는 내용이 있었잖아요. 여배우들은 예뻐보이려고 하기 마련인데 황보라는 그 이상을 하더라고요. 사람을 녹아내리게 했죠. 많이 기억나요. 그 이후에 더 분위기가 좋아졌거든요. 워크샵 장면도 좋았어요. 진짜 대학교 MT가는 분위기로 즐겼답니다."
◆"황보라 황찬성 대단해"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원작과 비교했을 때 배우들의 높은 싱크로율로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그 중심에 박서준과 박민영이 있었다. 박준화 감독이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였을 정도로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율은 200% 이상이었고 시청자들의 만족도는 그보다 더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 역시 박서준과 박민영의 싱크로율을 치켜세웠다. 실제 스캔들이 났을 정도로 두 사람은 또 참 잘 어울렸다. 
"어떻게 그렇게 캐스팅을 잘 맞춰오셨는지. 부회장 역할이라 박서준이 부담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또 어떻게 그렇게 잘하는지 옆에서 많이 배웠어요. 한참 어린 동생인데 진짜 많이 노력하는 친구죠. 체력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웬만한 사람이 하면 재수없을 텐데 귀엽게 소화해서 대단하다고 봤어요. 박민영도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데 코믹한 편이에요. 사람 냄새 나는 제스츄어와 행동들이 더 매력적이었고요."
"황보라는 칭찬 정도로 부족해요. 저도 존경하고요. 부속실의 시작과 끝은 황보라였어요. 다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데 우리의 시작과 끝은 보라였죠. 찬성도 대단해요. 아이돌 편견이 있기 마련인데 너무 수수하고 소탈하고 인간적이었죠. 종방연 때 고귀남 슈트를 그대로 입고 왔잖아요. 연기적으로도 고귀남 사기 캐릭터를 짠하고 인간적인 매력 있게 그렸고요. 본인도 즐겁게 연기했다고 하더라고요."
◆"'시그널'은 내 전환점"
이유준은 그동안 '바람 형', '시그널 배우' 등으로 불렸다. 정감 가는 외모에 푸근한 사투리, 극의 맛을 살리는 캐릭터 소화력으로 고른 사랑을 받았다. 그랬던 그가 이젠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올렸다. '바람'과 '시그널' 때문에 남자 팬들이 다수였던 그였지만 이젠 여성 팬은 물론 초딩 팬도 생겼다.  
"정말 고마운 일이죠. 어린 팬들도 알아봐 주고. 그전엔 슈퍼에 다녀도 아무도 몰랐는데 아줌마 아저씨들이 툭툭 치면서 사진 찍어 달라고 해주세요. 정말 고맙죠. 예전엔 너무 많은 고민으로 배우를 그만 둬야 하나 스스로를 얽매었어요. 재능이 없는데 억지부리고 있나 싶었죠. 작품이 다 잘 되긴 했지만 저랑 상관없이 운이 좋았을 뿐이에요. 예전에는 인정 받고 싶어서 잘하는 척을 했는데 이젠 캐릭터 그대로 따라가려고 한답니다."
"사실 '미생'에 출연할 뻔했는데 잘 못해서 불발됐어요. 그 때 김원석 감독님이 '시그널' 때 다시 불러주셨죠. 제가 이런 사람입니다 보여드렸더니 정헌기를 하게 됐어요. 좋은 작품에서 연기하며 앞으로 더 잘할 수 있겠구나 자존감을 되찾았어요.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죠. 시즌2도 꼭 하고 싶은데 다들 너무 바쁘시네요(웃음). 저로선 아직 보여드린 게 많지 않으니까 친숙하게 다가가서 이유준 하고 떠올리면 미소 짓는 기분 좋아지는 사람 배우가 되고 싶어요. 더 즐겁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게끔 노력 많이 할게요. 즐거운 연기할 테니 지속적으로 예쁘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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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규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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