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둥 참사 아로새기고 초심으로 돌아간 김학범호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8.18 19: 22

김학범호가 반둥 참사를 가슴에 새기고 반전을 꿈꾸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밤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대회 조별리그 2차전서 1-2로 충격패했다.
반둥 참사였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1승 1패를 기록하며 말레이시아(2승)에 이어 조 2위로 밀려났다. 오는 20일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최종전서 이기더라도 말레이시아에 승자승에 밀려 조 1위-16강행이 불가능하다. 이번 대회는 승점이 같을 경우 승자승으로 순위를 가린다. 최악의 경우 키르기스스탄에 패하면 탈락할 수도 있다.

대표팀은 18일 오후 인도네시아 반둥의 겔로라 반둥 라우탄 아피 경기장서 훈련을 이어갔다. 1시간 20여 분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김학범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일부러 무거워진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 속에 훈련이 진행됐다. 김학범 감독은 훈련 전 선수단을 모아놓고 "화이팅"을 외치며 제자들에게 힘을 실었다. 선수들도 우렁찬 기합과 박수를 치며 남다른 자세로 훈련에 임했다. 
코칭스태프의 배려도 돋보였다. 이민성 코치를 비롯한 스태프들이 골대를 옮기자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위시한 선수들이 도왔다. 이민성 코치는 "흥민아 너넨 쉬어"라며 선수들을 배려했다.
전날 선발로 출전했던 황의조(감바 오사카), 황희찬(잘츠부르크), 황현수(서울), 이진현(포항), 이시영(성남) 등은 회복훈련에 집중했다. 간단히 몸을 푼 뒤 족구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손흥민과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조현우(대구) 등 전날 교체로 뛰었거나 그라운드를 밟지 않은 이들은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갔다. 말미엔 5대5 미니게임을 통해 실전감각을 다진 뒤 크로스 이후 마무리 훈련도 진행했다.
대표팀은 아픔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각오다. 황인범(아산)은 "다음 경기부터는 처음부터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잘해서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선발 11명의 잘못이 아닌 후반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과 밖에서 대기했던 20명 모두가 준비를 잘못해 나온 결과"라며 "키르기스스탄전에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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