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20홈런 시즌 눈앞…거포 기준점 변화?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8.18 13: 33

최근 몇 년 간 KBO리그 전체적인 성향은 '타고투저'였다. 타자들은 득세했고, 투수들은 움츠러들었다. 그 결과 더 이상 야구는 '3할의 예술'이 아닌 스포츠가 됐다. 타자들이 투수들을 압도하면서 타율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3할 타율에 대한 가치는 뚝 떨어졌다. 
2016년 무려 40명이 3할 타율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33명에 달했다. 더 이상 3할 타율로 리그 교타자라는 명함을 내미는 것이 어색하게 된 KBO리그다. 
여기에 올 시즌은 타고투저의 또 다른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거포의 기준점이라고 불리던 20홈런도 3할 타율과 마찬가지로 그 가치를 잃어가는 듯 하다. 올해 역대 최다 20홈런을 배출하게 되는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역대 최다 20홈런 타자가 배출된 시즌은 지난 2016년이었다. 27명의 타자가 20개의 아치를 그렸다. 지난 2015년 24명, 지난해 25명 등, 최근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20명이 넘었다. 최다 20홈런 타자를 배출한 상위 3시즌에 나란히 올라 있다. 
올해는 일찌감치 20홈런 타자가 20명을 넘었다.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올스타 휴식기에 이어 2차 휴식기에 돌입한 현 시점에서 20홈런 이상 타자는 22명이다. 지난 6월 2일 최정(SK)이 첫 20홈런 고지를 정복했고 지난 15일 신인 강백호(KT)가 시즌 20홈런의 22번째 선수가 됐다. 
한국 무대를 밟은 처음 제러드 호잉(한화)이 첫 시즌부터 가볍게 20홈런을 넘겼고, 지난해 대체 선수로 합류해 18홈런을 때린 멜 로하스 주니어(KT)도 풀타임 출장과 함께 20홈런을 가볍게 넘겼다. 채은성(LG), 전준우, 앤디 번즈(이상 롯데), 강백호는 모두 데뷔 첫 20홈런 시즌을 만들었다. 기존 거포들에 신흥 거포들까지 합류하면서 20홈런이 타자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일단 20홈런이 눈 앞에 들어온 선수들은 5명. 최주환(두산), 최형우, 안치홍, 버나디나(이상 KIA), 황재균(KT)은 19개의 홈런으로 20홈런에 단 1개만 남겨두고 있다. 이들 만으로도 지난 2016년의 최다 20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범위를 넓혀도 20홈런이 가시권에 들어온 선수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양석환, 유강남(이상 LG)이 각각 18개, 17개를 기록 중이고, 김하성 역시 17홈런을 때려냈다. 그 외에 이원석(삼성·16홈런), 김주찬(KIA), 윤석민(KT·이상 15홈런)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올 시즌 역대 최다 20홈런 시즌은 기정사실이다.
타자들의 타격 기술과 힘을 압축하는 방망이의 기술력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리그 선수층, 특히 타자들의 힘을 이겨내고 1군에서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를 버틸만한 1군의 투수층은 점점 얇아졌다. 공인구의 반발력 문제도 끊임없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더 이상 20홈런은 거포의 기준점으로 잡기 힘든 현실이다. 20홈런에 대한 가치도 재평가가 이뤄져야 할 지도 모른다. /jhrae@osen.co.kr   
[사진] 로맥-최정-박병호-강백호(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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