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한국-말레이시아전 통해 깨달은 3가지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8.08.18 07: 30

통산 5번째 아시안게임 정상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는 가뿐하게 통과할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충격패에 자칫 금메달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E조 조별리그 2차전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로써 1승1패를 기록한 한국은 승점 3점에 머물며 조 2위로 내려앉았다. 남은 경기에서 최소한 비길 경우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계획했던 조 1위는 불가능해졌다. 2승으로 승점 6점을 확보한 말레이시아가 승자승 원칙에 의해 조 1위와 함께 16강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 여유는 강자의 치명적 약점
다시 한 번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준 경기였다. 한국은 이날 바레인전과 비교해 6명의 다른 선수를 선발로 내보냈다. 최대 18일 동안 7경기를 치러야 하는 빡빡한 강행군에 맞춘 로테이션을 가동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실패했다. 조 1위를 확정지은 후 마지막 경기에 로테이션을 돌려도 됐다는 것을 깨닫는데 5분이면 충분했다. 한국은 골키퍼 송범근과 황현수가 콜 미스로 충돌, 어이없이 선제점을 내줘 끌려가기 시작했다.
'강자의 여유'에서 비롯된 로테이션이었다. 가뜩이나 실전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김학범호였다. 6명이 한꺼번에 바뀌니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었다. 여유가 강자의 치명적 약점이 될 수 있음이 증명된 경기였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내 판단 착오였다. 조금 지난 뒤 써도 됐는데 로테이션을 너무 일찍 썼다"면서 "선수들보다 감독이 문제였다. 조금 더 차분하게 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이를 인정했다.
▲ 축구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다
이날 손흥민이 후반 12분 교체돼 들어갔다. 0-2로 뒤지고 있었지만 손흥민의 등장으로 기대감이 올랐다. 말레이시아 수비들도 손흥민에 대한 견제가 집중됐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다. 측면에서 찬스를 만들고 날카로운 프리킥을 날리며 말레이시아 문전을 위협만 할 뿐이었다. 말레이시아 골문을 여는데는 실패했다.
결국 축구는 혼자하는 스포츠가 아니었다. 손흥민이라는 걸출한 월드스타를 보유한 한국이지만 말레이시아 수비진의 악착 같은 방어에는 도리가 없었다. 더구나 말레이시아는 모두 23세 이하로 구성됐다.
▲ 이유있는 조현우의 존재감
선제골을 내준 것은 실수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그 실수가 골키퍼 송범근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조현우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만들었다. 두 번째 실점도 아쉽긴 마찬가지였다. 
조현우는 황의조, 손흥민과 함께 3명의 24세 이상이 뽑히는 와일드카드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당초 송범근과 강현무가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강현무 대신 이번 대회에 나왔다.
살짝 논란이 되긴 했지만 기량에 따른 문제는 아니었다. 바레인전 후반에 보여준 활약은 조현우의 존재감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때문에 말레이시아전은 더욱 조현우가 활약이 간절했다. 
조현우의 경기를 보면 단순히 공을 막기 위해 서 있지 않는다. 끊임없이 수비수들의 위치를 알려주고 다독인다. 빠른 판단이 요구될 때와 기다려야 할 때를 알고 있다. 조현우가 수비수들에게 얼마나 든든한 존재인지 이미 월드컵을 통해 평가는 끝났다. /letmeout@osen.co.kr
[사진] 반둥(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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