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을 만들겠다는 진정성을 느꼈다".
대한축구협회는 1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기자화견을 열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을 마친 뒤 새로운 감독 찾기에 나섰던 축구협회는 신임 감독 선임을 확정, 발표했다.
김판곤 감독선임위원장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선임 결과를 발표하겠다. 우선 협상 대상자중 총 4명과 직접 만났고 2명과는 영상 미팅을 했다. 전방위로 협상을 펼쳤다. 7월말까지 계약이 된 상태였기 때문에 협상이 빨리 이뤄지지 않았다. 7월 말 이후 여러가지 고민을 하면서 협상을 펼쳤다. 데드라인을 설정한 뒤 좀 더 정확하게 파악을 펼쳤다. 3명의 후보들의 속셈을 알게 됐다. 기본 계약을 파기하고 위약금을 제시하기에는 너무 어려웠다. 또 너무 큰 금액을 발표하면서 어려움이 생겼고 다른 후보는 스스로 후보군에서 빠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해외 에이전트들에게 새로운 후보를 추천 받았고 우리 기준에 맞는 감독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종적으로 4명의 후보와 직접 만났고 함께 방문한 사무총장과 함께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 한국에 오겠다는 진정성을 나타낸 감독을 결정하게 됐다. 벤투 감독을 2022년 카타르 감독에 선임했고 계약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은 자신의 코칭 스태프를 모두 데리고 나와 협상을 펼쳤다. 높은 전문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했다. 훈련으로 만들어 낼지에 대해서도 잘 평가했다. 벤투 감독 포함 총 5명의 코칭 스태프는 훈련 계획을 할 때 함께 노력하고 선수들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석코치이자 공격 코치인 세르지오는 감독과 가장 오랜시간 함께 했다. 수비코치 필리페는 포르투갈 2부리그 감독 출신이다. 여러가지 곤란한 질문에도 벤투 감독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벤투 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어떤 지원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신의 체크 리스트를 통해 물어왔다. 드론 등도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고 고민했다. 벤투 감독은 통산 승률이 60%를 유지하고 안정감 있는 승리 경험을 갖은 것으로 평가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보유하고도 탈락한 부분 보다는 기술적 자료를 점검한 결과 4년간 인내하고 지원하면 한국 축구를 발전 시킬 수 있는 감독이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김판곤 감독은 "포르투갈 지도자들이 세계 축구에서 좋은영향을 미치고 있다. 깊은 고민을 한 결과 벤투 감독을 선임했다. 많은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A매치 35경기에 출전했다. 루이스 피구, 후이 코스타 등과 함께 유로 2000과 2002 월드컵에 나섰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과의 조별리그 경기에 출전한 인연도 있다.
2004년 현역 은퇴와 함께 지도자를 시작한 벤투 감독은 스포르팅 리스본 유소년 팀을 시작으로 2005년 1군으로 승격했다. 2009년까지 229경기에서 139승(51무39패)을 거두며 승률 60.7%를 기록했다. 컵대회에서 4차례 우승하며 토너먼트에 강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루이스 나니, 주앙 무티뉴 등을 발굴했다.
또 2010년부터 4년 동안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며 유로 2012 4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물론 실패도 맛봤다. 2014 브라질 월드컵서는 조별리그에 탈락했고 올해 중국 슈퍼리그 충칭 리판에 부임한 뒤 7개월만에 경질됐다.
벤투 감독은 오는 9월 7일 코스타리카(고양)-11일 칠레(부산)전부터 대표팀을 지휘하게 된다.
■ 다음은 김판곤 위원장 일문일답.
- 포르투갈 대표팀 후 정점에서 내려온 것으로 평가 받는데.
▲ 파악을 한 것은 사실이다. 벤투 감독이 우리의 포트 폴리오에 있지 못한 것은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3명의 감독과 협상을 진행하면서 중국에서 나올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접촉을 시작했고 유로 2012에서 보여준 성과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문제가 있었지만 실력은 검증된 지도자였다. 분명 좋은 경력을 가졌다고 판단했다. 그리스 리그에서 여전히 68%의 승률로 우승을 확정지은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은 인정한다. 인터뷰 과정에서 보여준 자신감이나 명확한 축구 철학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성공할 수 있는 여건에 대해 역으로 질문하기도 했다. 인터뷰 말미에 한국에 오는 이유를 묻자 성공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수석코치인 세르지우 코치가 한국을 통해 성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단점은 있었지만 인터뷰 과정에서 전체적인 것을 봤다. 실패했다는 중국에서도 훈련 내용은 발전되어 있었다. 실력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
- 올림피아코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나.
▲ 경질된 것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올 때까지 승점차가 7점차가 났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 그리스와 중국에서 선수단과 마찰이 있었다는 평가가 있다.
▲ 카리스마가 강한 감독이다. 선수단 전체를 장악하는 감독이다. 개인적으로 알아본 결과로는 선수들과 관계가 나쁘지 않다고 들었다. 외국에서 나가서 선수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러가지 대화를 했고 반감이 없었다. 올림피아코스에 대해서는 대략적으로 알고 있다. 선수 한 명을 비난하면서 반감이 생긴 것 같다. 실수와 실패를 통해서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 코치진 활용은 없는가.
▲ 한국 코치 기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국내 코치의 도움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각 파트마다 코치들을 기용할 생각이다. 체력뿐만 아니라 필드코치들도 기용할 생각이다. 벤투 감독도 공감했다.
- 벤투 감독과 협상 기간은 얼마나 되나.
▲ 처음부터 벤투 감독을 정한 것은 아니었다. 3명의 후보군과 협상이 끝나는 상황에서 올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스와 중국에 있을 때 경기들을 모두 지켜봤다. 충칭에서는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공격이 굉장히 발전된 것으로 보였다. 떠나기 전에도 위원들이 경기를 지켜봤다. 의구심은 있었지만 만나서 이야기해보니 달랐다. 경력만 보고 간 것은 아니었다. 포트 폴리오에 있는 이름은 팬들께서 좋아할 만한 감독들로 구성됐다. 지난 감독 선임 때보다 금액이 높았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 정점까지는 아니지만 그만큼의 능력을 가진 분들을 찾았다. 감독들과 만나기 전 상상 이상의 금액을 부른 분들이 있었다. 관심을 보였지만 다른 클럽에서 오퍼가 오면서 거절한 분들도 있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다. 대부분 우리가 우선 순위가 아니었다. 축구팬들의 지지를 받는 분과 어렵게 만났다. 호의를 보여서 집까지 초청했다. 그러나 여전히 젊고 능력이 있는 상황에서 가족들과 떨어져서 보내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국 축구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했다. 손흥민-기성용 정도만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팀이라고 했지만 자신은 젊기 때문에 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기대했던 것과는 괴리감이 컸다. 직접 금액은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대리인의 이야기로는 금액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현실의 벽은 굉장히 높았다.
다른 후보의 경우 유럽에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로 옮긴다는 것은 큰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말은 돈이다. 대리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밀었다. 개인적으로 지난 월드컵에서 매력 있는 플레이를 보인 감독들을 리스트에 넣고 협상을 했다. 한국에 와야 할 이유가 돈이라면 국내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극복해 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려온 상태에서 올라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분명 여러 가지를 파악하면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했다.
- 후보군의 실명을 거론해 줄 수 있는지와 진정성은 무엇이었나.
▲ 후보군 실명을 거론하는 것은 어렵다. 중국과 한국을 비교하지 말라고 설명했다. 육체적으로도 중국에 비해 훨씬 좋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중국과 비교는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훈련과 훈련 방법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포르투갈 지도자들이 현대 축구의 대세라고 할 수 있다. AFC와 FIFA를 통해서 배운 것과는 분명 다르다고 생각한다. 스페인 지도자들도 포르투갈 지도자들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생각했다. 2번째 출장에서 만났던 감독들의 경우 1~2달 쉬면 새로운 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표팀은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그렇게 평가하지 않았다.
- 중국에서 실패한 것에 대해 우려가 크다. 임기 보장은 확실한가.
▲ 네티즌들의 평가에 대해 동의한다. 충칭의 경우 장쑤, 상하이 등처럼 적극적으로 투자 받는 팀이 아니다. 벤투 감독이 부임할 때 강등권까지 밀리지 않고 미래를 지켜보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단 자체가 좋지 않았다. 중국에서의 실패는 인정할 부분이다. 훈련을 지켜보면서 경기하는 것을 보면서 계획대로 잘 진행됐지만 마무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의 경우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코칭 스태프와 미팅을 한 이유도 분명하다. 4년의 임기를 보장하려고 젊은 지도자를 선택했다. 많은 분들의 조언을 받았다. 벤투 감독은 파주 NFC에 사무실을 마련해 달라고 설명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 만족감을 느꼈다.
- 외국 감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벤투 감독의 훈련 모듈을 받아서 확인했다. 공격과 수비 그리고 전반적인 부분에 걸쳐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들의 훈련 내용에 대해 파악했다. 포르투갈 훈련 방법은 상대를 철저하게 분석한 뒤 준비를 한다. 수비를 할 때 모든 부분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찾아내서 적용한다. 분명 유연성 있게 경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감독이 오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