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필 3총사 활약’ 더 밝아진 SK 미래 내야 밑그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8.11 13: 17

좀처럼 답이 잘 보이지 않았던 SK의 내야 세대교체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군 문제를 해결한 3총사가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기대감이 커진다.
올 시즌 SK 내야는 나주환과 김성현이라는 베테랑 선수들이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하며 시작됐다. 그런데 최근에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두 선수의 백업으로 시즌을 출발한 박승욱(26)과 최항(24)이 한층 거세진 기세를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LG와의 트레이드로 얻은 강승호(24)가 기대 이상의 적응으로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모은다.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선수는 단연 최항이다. 지난해 1군에 데뷔, 37경기에서 타율 3할2푼1리를 기록한 최항은 올해도 계속 주가가 치솟고 있다. 10일까지 70경기에서 타율 3할1푼7리, 5홈런, 2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3을 기록하며 이제는 주전급 2루수로 거듭났다. 장타를 터뜨릴 수 있는 공격 잠재력은 여전하고, 수비에서도 더 나아진 느낌이 확연하다.

내야의 가장 큰 기대주였던 박승욱도 서서히 발걸음을 앞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올해 어깨 탈골로 주춤했으나 확실히 공·수 모두에서 여유가 더 생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28경기에서 타율 3할5푼, OPS 0.869를 기록 중이다. 9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9개의 사사구를 얻어냈고, 유격수 수비에서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우려를 모았던 어깨도 아직까지는 이상이 없다. 선수 스스로도 “불안감이 없다”고 장담한다.
예상보다 일찍 1군에 합류한 강승호는 이적 후 6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1홈런, 5타점을 기록하며 팀에 적응하고 있다. 아직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좋지 않았던 볼넷/삼진 비율의 개선 조짐이 뚜렷하다. 펀치력을 갖추고 있어 구장 규격이 잠실보다 작은 인천에 최적화된 내야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과한 것이 아니다. 현재는 2루와 3루를 오가는 가운데 구단은 장기적으로 유격수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세 선수의 장점은 20대 중반, 그것도 모두 군 문제를 해결한 젊음이다. 앞으로 외부적 걸림돌이 별로 없다. 여기에 최근 리그의 타고투저 흐름에서 공격력을 갖췄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최항은 중장거리 타자로 발전할 수 있다는 평가를 증명하고 있고, 박승욱과 강승호도 탁월한 손목 힘을 바탕으로 2루타 이상의 장타를 때려낼 수 있다. 중앙 내야수 치고는 펀치력이 좋은 편에 속한다.
여기에 활용성도 괜찮다. 최항은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나머지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유일한 우타자라는 장점이 있는 강승호도 2루와 3루는 물론 유격수 겸업까지 꿈꾼다. 유격수인 박승욱은 향후 2루 전환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세 선수 중 가장 발이 빨라 경기 후반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세 선수가 서로 경쟁하며 발전한다면 SK 내야의 미래도 밝아진다. 여기에 퓨처스팀(2군)의 기대주들인 임석진 안상현 박성한 등이 군 문제를 순차적으로 해결하고 가세한다면 3~4년 뒤에는 경쟁의 그림이 더 강해질 수 있다. SK가 내부 육성과 적절한 트레이드로 내야 세대교체라는 난제의 답을 차분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박승욱-최항-강승호(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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