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 '공작', '미션임파서블6'의 화려한 액션은 없어도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8.10 10: 31

 지난달 개봉한 인기외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 이하 미션 임파서블6)은 역대급 시리즈라는 명성답게 화려한 액션을 자랑했다. 관전 포인트는 단연 배우 톰 크루즈가 완성한 캐릭터 에단 헌트의 한계 없는 액션과 포기를 모르는 용기, 정의로움이었다.
예순을 바라보는 톰 크루즈 ‘아재’의 열정 넘치는 액션 연기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가 ‘미션 임파서블6’를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1996년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1’부터 전 시리즈에서 에단 헌트 역을 소화한 톰 크루즈가 ‘미션 임파서블6’에서 소위 인생 연기를 펼쳤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이번 시리즈에서 그는 스카이다이빙부터 헬기 조종에 도전했고, 상공 7600미터에서 스카이다이빙해 잠입 액션을 벌이는 일명 ‘헤일로 점프’를 배우 역사상 최초로 성공했다. 또한 프랑스 파리 도심 오토바이 추격전 및 영국 런던 고층 건물 옥상 질주는 CG 없이 온몸을 내던졌다고 하니, 영화를 향한 그의 멈추지 않는 애정이 전 세계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 듯하다.

한국형 첩보물 ‘공작’에는 ‘미션 임파서블6’가 선사한 카 체이싱, 스카이다이빙, 총격전, 폭파신 등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액션 장면들은 없다. 첩보물이라기보다 드라마 같은데, 그럼에도 한국 현대사의 가장 긴박했던 시간들을 관통해서인지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져 긴장감이 극대화된다.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기주봉 김홍파 등 배우들의 연기가 이따금씩 웃음까지 선사한다. 
1990년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北파 스파이’가 남북한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총과 칼이 난무하지 않는 이른바 ‘구강 액션’으로 한국형 웰메이드 첩보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종빈 감독은 실제로 90년대 공작 활동을 했던 박채서 씨의 수기를 바탕으로 영화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안기부 대북공작에 사람의 뒤를 밟는 추적은 있을지언정, 공격태세로 전환하고 총격을 가하는 추격은 없기 때문에 ‘공작’은 화려한 액션보다 묵직한 서사에 초점을 맞췄다. 첩보물의 공식을 따르진 않지만,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반영했기에 그것에서 느낄 수 있는 무게가 대단하다.
영화는 흑금성이자 박석영이 북핵의 실체를 캐기 위해 북파 된 스파이로 활동하지만, 점차 한민족의 동지애와 유대감을 느끼면서 스파이로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과정이 그려진다. 몸싸움이 없이 서로 오가는 말과 말 사이에, 공격과 수비가 난무하며 긴장감을 유발하는 것. 첩보영화가 주는 장르적 쾌감에 집중하기보다 냉전시대의 사고와 이데올로기에 대해 말한다.
적국이면서도 같은 민족이라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은 ‘공작’에 그대로 녹아 들어가 누가 우리 편이고 누가 적인지 명확한 식별을 끊임없이 교란시킨다. 한국영화에서만 상상 가능한 새로운 스파이물의 전형을 보여주는 한국형 첩보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10일 오전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전날 ‘신과 함께2-인과 연’에 32만 5141명의 관객이 들어 일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공작’은 29만 3169명이 관람해 ‘신과 함께2’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각각 누적 관객수는 806만 253명, 64만 1592명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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