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 예원 "'김비서', 낮아졌던 자존감 끌어올려준 고마운 작품"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8.08.09 08: 01

뭘 해도 실수투성이인데 밉지 않고 사랑스럽기까지 한 이가 있다. 바로 '김비서'의 설비서 역으로 활약한 걸그룹 쥬얼리 출신 배우 예원이 그 주인공이다.
예원은 최근 OSEN과 진행한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극본 백선우 최보림/ 연출 박준화, 이하 김비서) 종영 인터뷰에서 "정말 아쉽다. 현장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아쉬움이 더 큰 것 같다. 그래도 다른 분들에게 축하드릴 일이 많아서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예원의 말처럼, 최근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자랑하며 종영한 '김비서'는 주연 박서준과 박민영은 물론 다수의 조연까지 사랑받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완성됐다. 캐릭터와의 높은 싱크로율과 배우들의 열연이 시너지를 이뤄 원작 이상 가는 퇴사 밀당 로맨스를 완성한 것. 

그중에서도 예원은 극 중 실수를 연발하지만 밉지만은 않은 박유식(강기영 분) 사장의 비서 설마음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박사장과 함께 있으면서 홍삼이나 케이크를 쏟는 설비서의 실수가 로맨틱 코미디인 '김비서'의 웃음을 제대로 책임졌다는 평이다.
"드라마 초반과 후반의 댓글 반응이 점점 달라지는 게 느껴졌어요. 처음에는 설비서가 실수를 많이 하다 보니 '왜 자꾸 회사 다니면서 민폐를 끼치느냐'는 느낌이었는데 계속해서 실수를 연발하다 보니 나중에는 '오늘은 어떤 실수를 하려나'라고 궁금해주시더라고요. 특히 박사장이 설비서의 실수를 너그럽게 받아주면서 케미가 살아 시청자분들도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드라마가 끝난 지금이야 예원이 아닌 설비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지만, 첫 오디션 당시 예원이 제안받은 캐릭터는 두 명이었다. 설비서 외에도 배우 이정민이 맡았던 공감형 다이어터 이영옥 역을 제안받았던 것. 예원의 선택으로 지금의 설비서가 탄생했다는 후문이다.
"박준화 감독님과 미팅이 있다고 해서 갔는데 설비서와 이영옥의 대본이 있었어요. 감독님께서 '어떤 게 더 본인과 맞을 것 같으냐'고 물어보셔서 제가 '설비서가 더 잘 맞을 것 같다'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진짜 설비서를 연기하게 된 거예요. 촬영을 하면서 감독님께서 '네가 실수를 하면 어색하지 않다. 실수가 잘 받아들여질 것 같다'고 칭찬해주셔서 더 열심히 실수할 수 있었어요.(웃음)"
사실 극 중 설비서는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다. 그만큼 예원의 창작과 활약이 중요했던 터. 예원은 이를 훌륭히 소화해냈고, 이에 OSEN은 예원과 설비서가 실제로 닮은 부분이 있는지, 그리고 설비서를 연기하며 예원이 참고한 인물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실수를 하는 캐릭터 자체로 재밌는 장면들이 연상됐어요. 제가 워낙 코미디를 좋아해서 그런 장면들을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았고, 실수를 했을 때의 반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런 부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공감도 갔고요. 제가 평소에 실수를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웃음) 완벽하거나 똑 부러진 느낌이 아니라 허당기 있는 사람이요. 저의 그런 면들이 설비서와 비슷해서 좀 더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서민정 선배님의 해맑은 면을 참고하려고 했어요. 실수한 것 자체로는 '저 사람은 왜 저러나' 싶을 수도 있겠지만 전 그걸 사랑스럽게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서민정 선배님의) 그런 매력을 닮아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결국 설비선느 저와 서민정 선배님의 느낌이 반반씩 들어가서 완성된 것 같아요."
이 외에도 예원은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강기영과 열애설에 휩싸였지만 곧바로 부인한 박서준, 박민영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그는 "방송 초반 배우들끼리 회식을 자주 해서 많이 친해졌다. 그런 분위기가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 것 같다"라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준 황보라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강기영 선배님은 아직도 보여 즐 게 더 많은 배우에요. 저도 기대가 돼서 계속 챙겨 보고 싶고요. 설비서가 실수를 했음에도 사랑스러워 보였다면 그건 박사장과의 조화가 좋아기 때문이에요. 강기영 선배님이 워낙 잘해주셔서 저도 덕분에 잘 할 수 있었어요."
"전 박서준 선배님, 박민영 선배님과 다 함께 촬영한 신이 없었어요. 붙는 신이 거의 없어서 그런 열애설이 있는지도 몰랐죠. 실제로 만난 두 분은 정말로 멋졌어요. 방송으로 보면서 '정말 잘 하신다'라고 감탄했고요. 저도 두 분의 팬이 됐어요."
끝으로 "'김비서'는 제가 용기를 낼 수 있게 도와줬다. 그동안 자존감이 낮아져있었는데 그걸 끌어올려 준, 다음 작품도 좀 더 의욕적으로 하고 싶게 만들어준 고마운 작품이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예원. 현재 배우 외에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 중인 그는 앞으로의 각오와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로 이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가수에 대해 미련이 없는 건 아니지만 당분간 연기에 집중하고 싶어요. 기회가 생긴다면 뮤지컬도 계속하고 싶고요. 그래서 언젠가 친근감 있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예인으로서 신비감이나 무게감이 중요할 수도 있겠지만 전 제가 가진 면들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쟤는 정말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동안 '김비서'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그 여운이 함께하고 있어요. 이에 대한 보답으로, 앞으로 더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다가갈 테니 많이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어요." / nahee@osen.co.kr
[사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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