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공작' 개봉첫날 반응.."韓서 이런 첩보물이 나오다니"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8.08.08 17: 50

"한국에서 이런 스파이 첩보물이 나오다니.."
오늘(8일) 베일을 벗은 영화 '공작'(윤종빈 감독)에 대한 대다수의 감상평이다. 영화란 자체가 그 재미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이지만, '잘 만든' 영화는 취향을 넘어서 관통하는 반응이 있다. '공작'의 그것은 놀라움이다. 그간 첩보물이란 장르에서, 특히 한국의 첩보물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그 세계는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액션 대신 촘촘한 재현과 말의 대결이 있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이 출연한다. 
뚜껑을 연 '공작'에 다소 당황하는 관객들도 더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정도의 정보만 갖고 극장을 찾은 일부 관객들은 '007'이나 '본' 시리즈, 혹은 '미션 임파서블'과 같은 화려한 액션을 내세운 짜릿한 첩보물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 기대 역시 당연히 무리는 아니다.
'공작'은 그 지점에서부터 철저히 예상을 빗겨난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영화의 미덕이 발생한다. 한국형 첩보물이란 이름으로 관객들은 그간 보지 못했던 새로운 그림을 목격하기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재미'가 있을 수 있구나'란 반응만으로도 '공작'의 시도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한국은 어렵지 않게 첩보물이란 장르가 만들어질 수 있는 배경을 갖고 있다. 전세계 유일한 분단국가. 그 치열한 세월 속 우리가 뉴스를 통해 접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건들이 있었던 반면 전혀 알지 못했던 다수의 상황들 역시 존재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이런 소재를 영화로 풀어내는 것에도 영화계는 관심이 많다. 다만 '어떻게'가 중요한 문제. '공작'은 가장 뜨거운 시대에 건조하지만 생생한 재현을 택했다.  
분단과 스파이에 관한 슬프고도 놀라운 역사, 흔한 총싸움도 일어나지 않는 그 세계에 대한 잔잔하고도, 그러나 너무 생생해 격정적인 재현이 액션형 첩보물과는 또 다른 짜릿함을 안긴다. 액션, 휴먼드라마, 때로는 코미디가 됐던 남과 북 이야기가 이처럼 '공작'에서는 날카로운 현실이 됐다. 이런 점에서 외화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와 함께 언급되기도 한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놀랍다. 이른바 '구강 액션물'이라는 이름 속에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또 다른 의미에서 연기의 최대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떻게 '말'이 행동 이상의 긴박감 넘치는 액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지를 목격할 수 있다. / nyc@osen.co.kr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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