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X김성수 감독, 전설이 된 '비트' "운명같은 작품, 하길 잘했다" [종합]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07.13 18: 51

배우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이 신인 정우성, 그리고 '비트'에 대해 돌아봤다. 
13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는 '스타, 배우, 아티스트 정우성'이라는 이름으로 관객과 정우성이 함께 하는 메가토크가 진행됐다. 영화 '비트' 상영 후 진행된 메가토크에는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이 참석했다.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에게 '청춘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선물해 준 '비트'로 시작해, '무사'와 '아수라'로 함께 호흡을 맞췄다.

김성수 감독은 "가까이 있는 사람의 가치를 잘 모르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정우성의 태도와 방식을 보면서 내가 이 사람을 오랫동안 봤지만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로서도 훌륭하지만 신념을 지키는 한 인간으로서 너무 근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에게 '비트'는 함께 하게 된 첫 시작으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정우성은 "'비트'라는 작품으로 시대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받았다. 정우성이 세상에 박차고 나온 모습이 '비트'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성수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고, 이 영화로 정우성을 만난 것 때문에 지금까지 밥먹고 살고 있다"며 "'비트'가 의외의 흥행이 되고, 정우성이 사라지지 않고 유명한 배우로 계속 남아줘서 '비트'를 하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 데뷔 20주년 당시 17년 만에 '비트'를 다시 봤다. 그런데 영화가 너무 구리더라"고 말했고, 정우성은 "정서는 너무 아름다운데 만듦새는 시간이 흘렀으니까"라고 수습해 폭소를 선사했다. 
김성수 감독은 신인이었던 정우성과 만난 충격을 전했다. 김 감독은 "정말 특이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다. 불가항력적인 매력이 있는 것 같았다. 사람이 이렇게 생기니까 현실감이 없는데 판타지로서의 청춘의 상징처럼 보였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감독들도 정우성과 작업하고 싶어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여러 가지로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에게 '비트'는 운명적인 작품이다. 마치 정우성을 염두에 둔 것 같이 그려진 주인공 이민은 정우성을 만나 생명력을 얻었다. 김성수 감독은 "허영만 선생님이 정우성을 보고 그린 것 같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지금도 명작으로 기억되는 '비트'는 '나에겐 꿈이 없었다'라는 인상적인 내레이션으로 극을 시작한다. 그런데 이 내레이션이 처음부터 세상에 탄생된 것은 아니다. 내레이션 초기 버전을 읽은 정우성이 "그러니까 나에게 꿈이 없었다는 얘기 아니냐"고 말했고, 정우성의 감각을 믿은 김성수 감독이 정우성에게 내레이션을 맡긴 것. 
김성수 감독은 신인 정우성에 대해 순수하고, 건강하고, 책임감 강한 청년이라고 추억했다. 김 감독은 "정우성은 수줍음이 많고 사람들과 활발하게 지내는 성격이 아니었다. 지금은 말을 너무 잘 한다. 정말 건강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청년이었다"고 말했다. 
촬영 도중 크게 다쳤지만 주연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부상을 숨겼다는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김성수 감독은 "'비트'를 찍다가 허리를 다쳤다. 정우성이 촬영을 마치고 허리를 수술 받았다. 촬영을 하다가 갑자기 담배를 피겠다고 해서 '시간 없으니까 여기서 피워라'라고 했더니 '감독님 앞에서 절대 못 핀다'고 하고 나가더라. 스태프가 나가보더니 정우성이 울고 있다고 하더라. 미안했다"고 말했고, 정우성은 "씩씩거리고 땀 흘리니까 운 줄 알았던 것 같다"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비트'로 시작해 '무사', '아수라'로 정우성과 호흡을 맞춰온 김성수 감독은 "배우 정우성의 태도가 연출자에게 감동을 줄 때가 있다. 배우로서 정말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정우성은 자신이 맡았던 이민 캐릭터에 대해 "평범하고 소소하게 살지 않을까"라고 애정을 전했다. /mari@osen.co.kr
[사진] OSEN DB, 공식 스틸컷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