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떠나는 휠러의 미련, 타팀 이적 기다린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7.13 15: 12

제이슨 휠러(28)는 지난 12일 대전 넥센전이 한화에서 마지막 등판이 될 줄 몰랐다. 언론에선 그의 퇴출 가능성을 연일 보도했고, 휠러도 주변 분위기에 눈치를 채며 위축됐다. 그래도 이날 경기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이날 휠러는 5이닝 3피안타 3볼넷 1사구 2탈삼진 1실점 역투로 승리를 따냈다. 지난 10경기에서 6연패 부진을 딛고 3승째를 올렸다. 경기 후 그는 "오늘처럼 공격적인 피칭으로 투구수를 줄이면 앞으로 더 나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그러나 휠러는 이튿날 아침 구단으로부터 웨이버 공시 소식을 들었다. 이날 새벽에야 헤일 측에서 계약서에 최종 사인을 보냈고, 영입 절차를 모두 마친 뒤였다. 계약 특성상 최종 마무리가 되기 전까지 변수를 대비해야 한다. 휠러에게도 미리 언질을 줄 수 없었던 이유다. 

한화는 헤일과 협상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일사천리로 완료했다. 한화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헤일은 뉴욕 양키스 25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라서 영입을 검토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주 양키스에서 DFA(양도지명) 처리된 뒤 FA로 풀렸다"며 "헤일이 아니었다면 휠러 그대로 갔을 것이다"고 밝혔다. 
휠러는 올 시즌 19경기에서 101⅔이닝을 던지며 3승9패 평균자책점 5.13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는 4차례밖에 되지 않았다. 압도적인 투구는 아니었지만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5이닝씩 꾸준히 던졌다. 한용덕 한화 감독도 "시즌 전 우리가 휠러를 영입할 때 기대했던 수준으로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화가 전반기를 2위로 마치며 가을야구 그 이상을 바라보는 위치가 되자 휠러 교체는 불가피했다. 한화 관계자는 "휠러는 우리가 예상한 만큼 해줬다. 자기 역할을 다해줬다고 본다"며 "우리 팀 위치가 달라지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남은 시즌 밀리지 않기 위해 이닝 소화력 있는 투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올스타 휴식기 첫 날 웨이버 소식을 들은 휠러는 구단의 결정을 선뜻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한화 관계자가 "넌 충분히 잘해줬다. 우리가 기대한 역할을 했지만 지금 팀 상황이 달라졌다. 선발투수진이 확실하지 않은 팀 사정을 이해해 달라"며 양해를 구했다. 냉정한 프로 세계에선 언제나 예상 못한 이별이 찾아온다. 
한화에서 웨이버 공시된 휠러는 7일 이내로 그를 영입하는 팀이 없으면 자유계약선수로 풀리지만 남은 시즌을 뛸 수 없다. 휠러는 바로 한국을 떠나지 않고 다른 팀으로 웨이버 이적을 기다려볼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외인 투수를 교체할 만한 팀이 많지 않고, 휠러의 성적으로 봐도 이적은 어렵다. 그래도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휠러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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