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공백' 안중열 합류, 롯데의 힘겨운 안방살림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7.10 10: 06

냉정하게 말해 약 2년 가까운 1군 공백을 가졌던 선수에게 기대를 하는 것은 팀의 해당 포지션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그만큼 롯데 자이언츠의 현재 안방 사정은 그리 녹록치 않다.
롯데는 지난 8일 사직 KT전을 앞두고 포수 안중열을 등록하면서 나종덕, 김사훈과 함께 1군 엔트리에 포수만 3명을 두게 됐다. 조원우 감독은 당초 안중열의 1군 합류 시점을 좀 더 지켜볼 생각이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경기도 뛰었고 몸 상태도 90%에 가깝다"며 "당초 송구 능력에 의문부호가 따랐는데 직접 훈련하는 것을 지켜보니 송구 능력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박세웅과 장성우가 오고간 KT와의 4대5 대형 트레이드의 일원이었다. 합류 이후 당시 주전 포수이던 강민호(삼성)의 백업 역할을 맡으며 80경기 타율 2할4푼 1홈런 14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이듬해인 2016년은 김준태(상무)와 함께 백업 포수 경쟁을 펼쳤지만 밀리는 모양새였고, 이 해 8월, 불의의 팔꿈치 골절 부상을 당해 19경기 타율 1할7푼9리의 성적만 남긴 채 시즌 아웃됐다.

그런데 부상이 완치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골절 부위에 이상이 생기며 재수술까지 받으며 지난해도 실전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촉망받던 포수 유망주가 경기를 뛰면서 성장을 해도 모자랄 시간에 재활로만 2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 
구단 입장에서도 답답할 노릇이었다. 강민호가 삼성으로 FA 이적한 상황에서 1군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안중열마저 부재 상황이었기에 아쉬움은 더더욱 컸다. 일단 올해는 나원탁, 나종덕 체제로 개막전을 맞이했지만 현재는 나종덕, 김사훈 체제로 시즌을 꾸려가고 있다.
현재 포수진은 시즌 초반, 공수 모두 아쉬움을 드러내며 흔들리는 팀을 지탱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즌을 거듭할수록 나종덕의 수비력은 일취월장했고 김사훈도 백업으로서 나름대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다만, 성장세와는 별개로 팀의 전체 전력과 포수진의 전력은 비례하지 않았다. 기록화가 힘든 수비 수치와 투수 리드적인 부분을 포함해 다른 구단들에 비해 포수진의 사정이 열악하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나마 나종덕이 리그 최다 도루 저지(17개)를 기록하고 있고 도루저지율 3할1푼5리를 기록하고 있지만, 팀 전체의 도루 저지율은 2할7푼8리로 중하위권 수준이다. 
수비력은 차치하더라도 포수 포지션의 공격력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나종덕, 김사훈, 나원탁이 번갈아 맡은 포수 포지션의 타율은 1할6푼3리(246타수 40안타) OPS(출루율+장타율) .401에 그치고 있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세 선수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 총합은 -3.06이다. 냉정하게 말해, 롯데의 현재 포수진은 리그 평균 이하다.
퓨처스리그에서 나원탁이 48경기 타율 3할7푼4리 12홈런 39타점으로 타격에서 두각를 나타냈다. 하지만 1군의 3인 포수 체제를 꾸리기 위해 콜업한 선수는 지난해 단 한 경기도 소화하지 못했고 2년의 1군 경험 부재가 있던 안중열이었다. 안중열은 퓨처스에서는 올해 25경기 타율 3할1푼8리(44타수 14안타) 1홈런 6타점 등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일단 조원우 감독은 포수 3인 체제에 대해 "최근 경기 후반 포수 자리를 대타로 많이 바꾸게 된다. 그래서 포수 1명을 더 두게 됐다"면서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지켜보지만 한시적으로 포수 3인 체제로 운영할 것이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전까지는 김사훈, 나종덕, 나원탁보다 더 많은 1군 경험을 갖고 있던 포수가 안중열이었다. '포스트 강민호'의 유력 후보였던만큼 잠재력도 있고 포수로 가진 재능 자체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1군 경험을 무시하기 힘든 상황에서 2년 가까이 1군을 떠나 있던 포수에게 전격적으로 1군 기회를 준다는 것은 그만큼 롯데의 안방 사정은 절박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위-안중열. 롯데 자이언츠 제공 / 아래-나종덕,김사훈,나원탁(왼쪽부터).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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