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장타-볼넷 급증’ 산체스, 위력투 복구 과제는 커맨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7.06 06: 55

SK 새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29)는 시즌 초반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말로만 듣던, ‘제구가 되는’ 150㎞의 강속구가 포수 미트에 팍팍 꽂혔다. 이런 산체스의 공격적인 투구에 “역시 예상대로다”는 호평이 줄을 이었다.
이런 산체스는 이제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앞두고 있다. 성적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 17경기(선발 16경기)에서 100⅓이닝을 던지며 6승3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하고 있다. 12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피안타율(.234)과 이닝당출루허용률(1.10) 또한 여전히 뛰어나다. 평균자책점 6위라는 기록은 산체스가 KBO 리그에 무난히 연착륙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그런데 그래도 아쉽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시즌 초반 모습이 워낙 강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소간의 이상징후도 나타난다. 세부 지표를 뜯어보면 산체스의 장점이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볼넷이 많아졌고, 피장타가 급증했다.

비로 로테이션이 밀려 어려움을 겪기 전인 5월 13일까지 산체스의 평균자책점은 2.20이었다. WHIP는 0.89로 뛰어났고 땅볼/뜬공 비율은 1.49로 땅볼을 많이 유도하는 선수였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볼넷 비율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산체스의 9이닝당 볼넷 개수는 0.8개 불과했다. 탈삼진/볼넷 수치가 11.00까지 뛰어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다. 피안타율(.216)도 낮았지만, 피장타율(.299)은 더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불펜 아르바이트를 한 5월 13일 이후로는 볼넷과 피장타가 모두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9이닝당 볼넷 개수가 2.77개까지 오르는 통에 탈삼진/볼넷 수치는 2.41로 급감했다. 이는 리그 평균보다도 못한 수치다. 피안타율(.248)은 여전히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편이지만, 피장타율(.458)이 크게 올랐다. 땅볼을 자주 유도하던 산체스는, 이제 뜬공을 더 많이 허용하는(땅볼/뜬공 0.88) 선수로 바뀌어 있다.
실제 산체스는 5월 14일 이후 가진 9경기에서 7경기에서나 홈런을 허용했으며, 최근 5경기에서는 16개의 사사구를 내주고 있다. 산체스가 첫 11경기에 내준 사사구는 모두 합쳐봐야 7개였다.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다른 부문에서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그러나 패스트볼의 커맨드가 부족한 점이 보인다. 최근 들어 이같은 문제점이 더 드러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커맨드는 일반적인 제구의 개념보다 더 확장된 표현이다. 꼭 볼을 던지더라도 원하는 곳에 공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이다.
산체스의 패스트볼이 위력을 발휘했던 것은 구속뿐만 아니라 스트라이크존 하단을 최대한 활용하는 제구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공이 뜨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제 아무리 빠른 공이라고 하더라도 가운데 몰리거나 높으면 맞아 나갈 수밖에 없다. 패스트볼 비율이 높은 산체스로서는 치명적이다.
다만 다행인 것은 그래도 몸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 그리고 여러 문제점이 드러난 상황에섣 크게 무너지는 경기 없이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4경기에서는 제구 문제에 시달리는 와중에서도 25⅔이닝을 9실점으로 정리했다. 산체스가 문제점을 차분히 보완하고 자신의 장점을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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