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대표 감독 후보군 10여 명, 9월까지 선임" [일문일답]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7.05 17: 12

"후보군은 10여 명이고 9월 A매치 이전까지 선임한다".
대한축구협회는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국가대표감독선임 소위원회 1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의 가장 큰 이슈는 신태용 감독의 재계약 여부였다. 신태용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맞춰 7월말까지 축구협회와 계약이 되어 있다. 따라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위한 재계약 여부가 1차 회의의 중요한 안건이었다.

회의를 마친 김판곤 축구협회 부회장 겸 감독선임위원장은 취재진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실시했다.
김 위원장은 "예상 외로 오랜 시간 회의를 가졌다. 국가대표 감독의 임명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했다"면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 정하기로 논의했다. 감독 선임 기준도 정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선임위원들에게 후보자들에 대한 설명도 했다. 오늘 이후로 포트폴리오에 있는 후보자들과 계약을 추진할 수 있는 임무를 위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태용 감독 유임 여부를 논의했다. 위원들의 이야기는 신태용 감독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신 감독도 후보자로 놓고 경쟁을 하기로 했다. 기준에 적합한가를 따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신태용 감독도 후보로 올려 다른 후보들과 경쟁하는 선임 절차를 시작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일단 기준을 마련했다. 대표팀 감독 선정 기준은 월드컵 대회 수준에 맞는 감독이다. 월드컵 격에 맞는 감독이다. 월드컵 예선 통과 경험이나 대륙컵 우승 경험이 있는 감독이어야 한다. 세계적인 수준의 리그에서 우승 경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축구 철학은 능동적인 경기로 경기를 지배하고 승리를 얻는 것이다. 능동적인 축구는 전체가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승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전진패스 등을 펼쳐야 한다. 상대보다 빠른 패스로 더 많이 뛰는 축구를 펼쳐야 한다. 상대보다 미리 움직여야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싸우고 침착하고 냉정한 판단을 펼쳐야 한다. 심판에게 항의하지 않고 상대에게 보복하지 않으며 경기를 존중해서 신속한 경기 운영을 펼쳐야 한다. 상대, 심판 그리고 동료를 존중하는 겸손함도 추구해야 한다. 이러한 철학을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체력과 기술은 기본이다. 단기간에 이루기는 어렵다. 지속적으로 이러한 축구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유소년부터 적절한 교육도 준비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 다음은 김판곤 위원장 일문일답
- 감독 후보군은 몇 명인가.
▲ 내일부터 바로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다. 과정을 중시하면서 어려움도 많다. 후보군은 대략 10여 명 정도가 될 것이다. 하고 싶다는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사람을 찾아낼 생각이다. 우리가 가진 포트폴리오에 맞는 인물들을 찾고 있다. 제외된 인물들도 있다. 다만 꼭 맞는 이가 있다면 찾아가서 만날 것이다. 그러나 대표팀 감독을 원한다고 다 만날 수 없다. 아까 제시한 수준의 감독들이 포트폴리오안에 있기 때문에 수준과 철학을 찾아서 선임할 계획이다.
- 유명한 감독보다 유능한 감독을 찾는다고 했는데.
▲ 위험 요소는 많다. 처음 감독 선임을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을 선임하지 않은 것은 옳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정서와 맞지 않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경우에는 다른 이야기다. 최대한 만나고 협의를 할 예정이다. 금액적인 부분보다는 수준과 축구 철학이 맞는 감독을 찾을 생각이다. 선수들이 분명 배고파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을 보면서 동기부여가 됐다. 굉장히 신중한 입장에서 감독 선임을 할 계획이다.
- 신태용 감독은 사실상 제외된 것이 아닌가.
▲ 재신임이라는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독일을 꺾은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다. 대표팀을 맡았을 때는 분명 여러 가지 조건에 대해 잘 알았을 것이다. 지난해 9월 최종예선을 마친 뒤 적지 않은 시간이 있었다. 충분히 평가해서 내놓을 예정이다. TSG는 만나서 평가할 것이다. 신태용 감독의 소명을 듣고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예정이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신태용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미디어를 대하는 능력, 선수 소통 능력 그리고 선수들의 평가도 충분하게 내렸다. 제외한 것은 분명 아니다.
- 현실적 감독 선임 데드라인과 신 감독의 의사는 확인했는가.
▲ 신태용 감독과는 이미 대화를 나눴다. 자신의 입장을 내놓았다. 새로운 감독이 9월 A매치를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
- 선임위서 신태용 감독 평가는 없었나.
▲ 신  감독에 대한 평가는 분명 어려웠다. 16강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완전히 실패한 경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성공한 것도 아니었다. 따라서 경쟁을 펼치자는 의견에 대해 긍정적인 결론이 나왔다. 평가는 보류하고 일단 감독 선임 조건을 만들자고 전했다. TSG를 비롯해 많은 위원회에서 여러 가지를 평가할 생각이다. 위원들께서도 개인적으로 평가한 부분이 있었다. 주관적인 생각뿐만 아니라 나를 비롯한 협회의 평가를 전달했고 추후 결론을 내기로 했다. 다른 후보들과 경쟁서 좋은 결론이 나올 수 있고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 10여 명의 후보 중 국내 후보도 있는가.
▲ 어려운 질문이다. 그 부분도 고민을 많이 했다. 기본적으로 국내 지도자에 대한 부분도 남겨두고자 한다. 여러 가지 논의도 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더욱 고민할 예정이다.
- 발표된 선임 기준의 코칭스태프도 합류하는가.
▲ 사단까지는 아니라더라도 원한다면 합류시킬 수 있다. 물론 국내 지도자들도 키워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도 챙겨야 한다. 외국 지도자들이 그저 떠난다면 향후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임기 보장에 대한 약속은 있는가.
▲ 임기 보장은 분명히 하고 싶다. 슈틸리케 감독의 경우에도 4년을 약속했다. 꾸준히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면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A매치 평가전마다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추적한다면 임기 보장에 대한 위험 부분도 이겨낼 수 있다. 월드컵 끝나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똑같은 철학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철학이 이어질 수 있는 대표팀이 됐으면 좋겠다.
- 철학에 대한 정의는.
▲ 대한축구협회가 갖고 있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한 쪽으로 편향된 철학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철학이다. 여러 가지 축구 철학이 있다. 우리 대표팀 감독은 기본적으로 축구협회의 철학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동적인 지도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축구를 펼칠 수 있는 철학을 가져야 한다.
- 추상적인 이야기 아닌가.
▲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볼 소유의 기본 전제 조건은 전진이다. 한국적인 철학이 가미됐다고 생각한다. 아시아 예선에서는 능동적일 수 있지만 월드컵 본선에서는 달라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기본적으로 가진 철학은 중요하다. 만약 우리와 완전히 기준이 다른 감독이라도 성적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우선 순위는 우리의 철학을 갖고 임하는 것이다. 스타일이 다른 감독을 선임할 생각은 없다.
- 신태용 감독의 축구가 능동적인 축구와 맞는다고 평가했나.
▲ 준비하는 과정에서 능동적인 축구를 펼치기 위해 노력한 것은 사실이다. 그 부분은 인정한다. 평가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직접 말하기 어렵다. 노력한 부분은 사실이다.
- 최종 선택 과정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면.
▲ 그동안 선임 사례와 현재의 기준은 다르다. 결과가 따라온 감독이 되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결과가 없었다. 나는 결과가 없는 감독이라면 선택하지 않는다. 유명과 유능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능한 감독이 무조건 유명한 감독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유능한 감독을 모셔올 것이다.
- 위원장의 평가로 러시아 월드컵은 성공인가 실패인가.
▲ 16강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성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완전한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애매한 기준이 걸림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평가를 해야 한다. 준비과정과 리더십도 평가를 해야 한다. 다음 월드컵을 이끌 수 있는 감독이 있다면 어떻게든 모셔올 생각이다.
- 방향성과 기준이 회의 때 정해졌나.
▲ 그렇지 않다. 그동안 여러 가지 논의를 했다. 후보군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했다. 후보군을 추적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시간도 필요했다. 선임위원들에게는 후보군에 대해 모두 설명했다. 접촉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해 달라고 부탁했다.
- 결과를 만든 감독이라면 금전적이 부담이 클 텐데.
▲ 국민적 감정도 있기 때문에 중국 축구처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투자는 할 생각이다. 그런 의지도 가지고 있다. 유럽에서 한국으로 온다는 것은 쉽게 결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더 노력이 필요하다. 확신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 확신을 갖도록 노력하겠다.  /  10bird@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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