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다언]'태클논란' 장현수, 이제는 놓아 줘야할 시간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6.25 14: 37

이제 장현수를 놓아 줘야 할 때다.
스웨덴-멕시코와 경기를 거치며 많은 논란의 중심이 된 장현수는 2차전을 마친 뒤 믹스트존을 거치지 않았다. 대표팀에서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선수 보호를 위한 방법이었다.
장현수는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페널티킥의 단초가 됐다는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 멕시코전에서는 두 번의 불필요한 슬라이딩 태클이 실점으로 이어졌다는 전문가들의 비난까지 따랐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장현수의 태클에 대해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라면서 "태클은 확실한 상황에서만 해야 한다. 저 상황에서는 태클을 들어가서는 안 된다. 태클할 필요 없이 막아서면 된다. 선수의 판단은 분명 존중한다. 그러나 축구의 기본을 말할 때 태클을 해서는 안 되는 장면이다. 이 경기를 어린 선수들도 볼 텐데, 저 장면에서는 태클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안정환은 "상대가 슛을 하기도 전에 태클을 하면 어떡하나"라면서 "공격은 태클을 기다리고 있었다. 태클은 무책임한 회피일 수도 있다"고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중앙수비수로 활약하는 장현수는 일찌감치 월드컵 최종명단 23명에 이름을 올렸다. 다른 선수들이 테스트를 거치는 동안에도 신 감독의 신뢰 속에 재활에 몰두했다.
그만큼 신태용 감독의 믿음을 받았다. 일반인들의 인식과는 다르게 축구인들은 장현수가 영리한 선수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미 1차전서 정신적으로 흔들리면서 2차전에는 문제가 발생했다.
한 축구인은 "장현수가 멕시코전 페널티킥 상황에서 왜 태클을 시도하고 손을 들었는지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선수의 몸이 스스로 반응했다고 봐야 한다. 실점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다. 이미 1차전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으며 정신적으로 흔들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2차전도 힘들게 경기에 임했을 것이다. 따라서 멕시코전에는 첫 번째 실점 후 교체를 하는 것도 선수를 위해 나쁜 방법은 아니었다. 지금 상황이라면 경기에 나서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신태용 감독은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가장 믿고 있는 선수인 장현수를 독일전에 출전 시킬지에 대한 고민이다.
하지만 앞으로 선수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장현수 출전은 안 된다.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1위인 독일도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가장 유리한 입장이지만 언제든지 원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치열한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장현수가 독일 선수들을 완벽하게 막아낼 수도 있지만 작은 실수라도 더해진다면 장현수뿐만 아니라 대표팀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며 수비진을 대거 선발했다. 장현수-김영권 외에 중앙 수비수 오반석 정승현 윤영선은 아직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런데 여전히 장현수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것으로 보인다. 회복 훈련서 주장 기성용이 나서지 못하게 되자 부주장인 장현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장현수는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설 상황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
또 장현수를 기성용을 대신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뛴 장현수지만 경기 출전 자체가 심적으로 부담이 크다. 경기장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얻는다면 모든 비난은 장현수에게 쏠릴 수 있다.
승리와 패배는 종이 한 장 차이다. 하지만 어떤 결과를 맞이 하느냐에 따라 문제는 커질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은 본인이 아끼는 애제자지만 이제는 놓아줘야 한다. 더이상 경기 출전은 선수를 망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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