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러시아] 흔들린 수비조직, 독일전도 申의 고집대로?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8.06.24 14: 25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수비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김영권과 함께 중앙수비수로 나선 장현수(FC도쿄)와 왼쪽 풀백으로 뛰는 김민우(상주 상무)는 이미 평정심을 되찾기 힘든 상태가 됐다.
한국은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2패를 당했지만 아직 경우의 수는 남아 있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독일전에서 승리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수비조직을 어떻게 재정비하고 나설 것인가이다.

당장 신태용호 중심 장현수의 멘탈이 이번 월드컵에서 무너졌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는 페널티킥의 단초가 됐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멕시코전에서는 두 번의 불필요한 슬라이딩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김민우 역시 마찬가지. 김민우는 스웨덴전에서 잘못된 태클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패배의 책임을 홀로 졌다. 멕시코전에서도 이런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수비 실수가 잦았다. 크로스에도 문제점을 남겼다.
당장 장현수는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상태다.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알고 인정하지만 하필 저지른 실수가 실점으로 꼬박꼬박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부정적인 여론에도 장현수를 고집했다. 그만한 대체 자원이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국내 평가전 때는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던 장현수였지만 일찌감치 러시아에 데려가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신 감독은 멕시코전이 끝난 후에도 "장현수가 페널티킥을 주면서 흔들렸다"고 인정하면서도 "수비는 조직력을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변화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가 우리보다 실력이 부족하다면 수비라인은 그날 컨디션에 따라 교체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가 우리보다 뛰어난 팀들인 만큼 조직력으로 대응해야 한다. 함부로 수비조직을 건들 수 없다"고 덧붙여 계속 장현수를 내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신 감독은 자신의 소신을 중시하는 감독이다. "외부 비판에 흔들려서 결정을 바꾸면 더 후회될 것이다. 내 스스로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제 고집을 버려야 할 시기다. 당장 평정심이 흔들린 선수가 며칠 만에 제대로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점점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경기를 치를수록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어 더 그렇다. 
더구나 신 감독은 중앙수비수로 쓸 수 있는 자원을 장현수 외에도 세 명이나 더 데리고 왔다. 윤영선, 정승현, 오반석이다. 기성용까지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점에서 계속 장현수만 고집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김민우 역시 이런 맥락에서 기용을 고려해야 한다.
독일전은 그야말로 실낱같은 희망이다. '난놈' 신태용 감독이 16강이란 대의를 위해 장현수와 김민우에 대한 신뢰를 잠시 거둔다고 해도 아무도 뭐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소신대로 두 번이나 밀어부쳤으니 이제 여론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필요하다. /letmeout@osen.co.kr
[사진]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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