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멕시코] 깜짝 카드 성공했지만 치명적 실수에 울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6.24 01: 54

신태용 감독이 승부수로 던진 손흥민(토트넘)-이재성(전북) 투톱 카드와 문선민(인천)-주세종(아산) 깜짝 선발 카드가 성공을 거두고도 장현수(FC도쿄)의 치명적 실수 2번에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서 열린 멕시코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서 1-2로 석패했다. 한국은 스웨덴전 패배에 이어 2연패를 당하며 사실상 16강행이 어려워졌다. 남은 독일전을 이기고, 상대국들의 결과를 지켜보며 기적을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에 대한 분석과 준비는 끝났다"는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의 자신감 때문이었을까. 신태용 감독은 멕시코전서 깜짝 선발 라인업을 내놓았다. 손흥민의 투톱 파트너로 줄곧 기용했던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좌측 날개로 내리고 2선 자원인 이재성을 손흥민의 짝으로 낙점했다. 문선민과 주세종에겐 월드컵 데뷔전 기회를 주며 깜짝 선발 기용했다.

신태용 감독은 연계와 결정력을 모두 갖춘 이재성이 손흥민의 조력자 역을 충실히 할 것으로 기대한 듯하다. 그간 손흥민과 황희찬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았던 것도 변화의 요인이 됐을 것이다. 남다른 주력을 지닌 문선민과 수비력과 패싱력이 좋은 주세종의 투입은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언제든지 역습을 감행하겠다는 의지였다.
의도는 괜찮았다. 스웨덴전서 익숙치 않은 4-3-3(4-5-1)의 옷을 입고 졸전을 펼친 신 감독은 익숙한 4-4-2(4-1-4-1) 전형으로 회귀했다. 한국은 전반 중반까지 멕시코와 대등하게 싸웠다.
스웨덴전보다 공격력은 훨씬 더 날카로웠다. 손흥민, 이재성, 황희찬, 문선민이 공수 양면에서 제 몫을 해줬다. 특히 문선민은 빠른 발로 역습 기회를 살리는 것은 물론,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동료를 도우며 빛났다. 
한국은 전반 13분 기회를 잡았다. 문선민의 발에서 역습이 시작됐다. 황희찬이 좌측면에서 수비수 1명을 따돌리고 크로스를 올렸고, 이용이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간발의 차로 저지 당했다.
문선민은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 로사노와 벨라를 효율적으로 막아냈다. 전반 22분 황희찬에서 시작된 역습에선 손흥민의 두 차례 슈팅이 멕시코를 위협하기도 했다. 1분 뒤 손흥민의 코너킥을 기성용이 머리에 맞혔지만 오초아 선방에 막혔다.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은 그 다음 일어났다. 멕시코의 박스 안 공격 작업서 장현수(FC도쿄)가 불필요한 태클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멕시코는 벨라가 키커로 나서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중반까지 좋았던 한국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결국 잘 싸우고도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감했다.
한국은 후반 이재성이 측면으로 빠지고 손흥민-황희찬 투톱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여러 차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16분 이재성의 결정적인 왼발 슈팅은 골문 구석으로 향했으나 수비 벽에 막혔다. 한국은 5분 뒤 결국 추가골을 내줬다. 멕시코의 역습 찬스서 치차리토가 장현수의 태클을 피해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이후에도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 황희찬이 멕시코 수비수 마르케스의 볼을 가로 채 골키퍼와 맞섰지만 슈팅 대신 백힐 패스를 선택, 손흥민의 슈팅이 저지 당했다. 결국 손흥민이 해결사였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아크서클 근처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멕시코 골네트를 갈랐다.
신태용 감독의 깜짝 카드는 성공적이었지만 수비진의 치명적 실수에 반쪽짜리로 끝났다./dolyng@osen.co.kr
[사진]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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