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명장 밑에 약졸 없다'...초보감독 맞아? 그리핀 김대호 감독의 놀라운 책임감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8.06.17 14: 49

'명장 밑에 약졸 없다'는 말은 스포츠에서도 통용되는 대표적인 명언이다. 리더가 훌륭하면 그와 함께 하는 집단도 유능해진다는 말이다. 존경받을 만한 감독이 이끄는 팀은 존중해야할만 가치와 품격을 가지고 있다.
감독 부임 첫 시즌에 팀을 LCK 무대로 이끌어올린 그리핀 김대호 감독을 보면 깜짝깜짝 놀랄 수 밖에 없다. 선수시절 크게 빛을 보지 못했지만 선수들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해서 챌린저스 전승과 승격강등전 전승을 이끌면서 그리핀을 LOL e스포츠서 꿈의 무대로 불리는 LCK까지 끌어올렸다.
소위 말하는 '선수 덕'도 없었다. 그가 선수들을 조련한 지도력은 LCK 무대에서도 통하고 있다. 새내기의 개막주차 3연승. 그의 지도력을 부정할 수 없는 대목 중 하나다. 더 놀라운 점은 자신에 대한 냉정한 평가다.

그리핀은 지난 16일 서울 상암 e스포츠 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서머 스플릿 1주차 bbq와 1라운드 경기서 2-1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김대호 감독의 얼굴은 3연승의 기쁨 보다는 2세트 패배를 아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대호 감독은 "2세트  밴픽부터 라인스왑까지 전부 제가 강하게 주도했는데 결과가 좋지 못해서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선수들은 전원이 진짜 말도안되게 잘했지만 밴픽과 라인스왑 코치차이 때문에 결국 억울하게 패배하는걸 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과 감정이 들었다.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전원이 초월적으로 잘했다"며 선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이어 그는 "선수들이 너무 멋지고 고맙다. 나도 더 분발해서 선수들의 노력과 실력에 부응할 수 있는 감독이 되도록 노력해보겠다. 더 분발하겠다"고 자신을 책망까지 했다. e스포츠에서는 공식적인 멘트 요청에 다소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팀 적인 실수도 자신에게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서포터 '리헨지' 손시우는 "경기 자체는 패했지만 2세트가 가장 마음에 드는 경기였다. 최악의 상황에서 우리 모두 그 보다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세트 경기력이 제일 마음에 든다. 밴픽부터 꼬이기는 했지만 그건 모두의 책임이다. 상대가 들어올 걸 알면서 허용한 것도 우리의 실수다. 누구 한 명의 잘 못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하나된 모습을 표현했다.
손시우의 말을 전해들은 김대호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다"라고 다시 고마움을 표현한 뒤 "프로게임단이라면 최종의 꿈이 우승이여야한다는것을 본인도 선수도 당연하다 생각한다. 이를 이루기 위해 '나와 선수들이 최종목표는 우승이다'라는 것에 대해 행여 현재 LCK에서 수많은 업적을 세운 많은 팀들에 대한 다른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현재 LCK에서 상대하는 팀들중 힘겹지 않은 팀은 한 팀도 없고 매경기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언제고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초보 감독으로 생각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기는 김대호 감독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그가 어떤 감독이 될지 기대가 더욱 됐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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