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 손흥민-황희찬, 줄 때 줘야 신태용호도 산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6.08 10: 10

과유불급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7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의 티볼리 스타디움서 열린 볼리비아와 평가전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졸전이었다. 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한 볼리비아는 이날 2진급 선수들을 내세웠다. 시차 적응도 안된 상태였다. 전반은 플랜B(공격)와 플랜A(미드필드-수비)를 적절히 섞어 나왔다. 후반 중반 이후엔 플랜A를 가동했지만 아쉬움만 가득 남겼다.

전반 김신욱(전북), 후반 손흥민(토트넘)과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춘 황희찬(잘츠부르크)의 플레이는 덜 여문 듯했다. 몇 차례 돌파는 인상적이었으나 그게 전부였다. 팀 플레이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황희찬은 수 차례 패스미스를 남발했다. 공격진과 유기적인 모습을 연출하지 못했다. 기회가 왔을 때 무리한 돌파를 시도해 찬스를 날려버렸다. 개인을 버리고 팀 플레이에 앞장선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유독 돋보였던 이유다.
황희찬의 플레이를 보며 지난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이 떠올랐다. 전반 26분 손흥민이 욕심을 냈다. 박스 안에서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슛을 했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마크맨이 없던 황희찬이 자신에게 패스를 달라고 애원했지만 끝내 외면 당했다. 대표팀은 1-3으로 패했다.
공격수는 슈팅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임무를 맡은 이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그러나 지나친 욕심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 어렵게 찾아온 찬스를 개인의 욕심으로 날리면 팀의 사기가 떨어지고, 흐름이 끊어지기 때문이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2018 러시아 월드컵서 첨병 역할을 맡을 핵심 요원들이다. 기량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득점력도 유럽 무대에서 검증을 마쳤다. 다만, 지금처럼 둘의 호흡이 한 데 어우러지지 못하고, 과도한 욕심까지 더해진다면 월드컵서 희망이 없다.
본선에서 만나는 스웨덴, 멕시코, 독일은 평가전 상대인 보스니아, 볼리비아보다 한 수 위의 팀들이다. 16강행의 희망을 높이려면 간헐적인 찬스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 더 좋은 자리에 있는 동료에게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한국에도 희망이 있다.
손흥민은 이미 실수를 통해 아픔을 경험했다. 2016 브라질 올림픽 온두라스와 8강전서 수 차례 기회를 잡고도 탈락의 쓴맛을 삼켜야 했다. 자신보다 좋은 위치에 동료가 있었지만 스스로 해결하려다 낭패를 봤다. 당시 황희찬도 손흥민과 함께 풀타임을 뛰었지만 0-1 패배를 막지 못했다.
아픔은 지금만으로도 족하다.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한다면 미래도 없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아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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