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원칙' 벗어난 원종현-노성호 투입, NC의 새 야구는?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6.06 20: 52

7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필승조를 투입하고 선발 기회를 한 번 더 주기로 했던 투수에게 불펜 등판을  어떤 야구를 의미하는 것일가.
NC 다이노스는 6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10으로 패했다. 5연패에 빠졌고 유영준 감독 대행체제로 바뀐 뒤 첫 승 신고에 실패했다.
이날 NC는 전날(5일) 경기에 이어 다시 한 번 선발 투수가 무너졌다. 선발 최성영이 1회부터 제구난에 시달리면서 주자들을 쌓았고 한동희에 그랜드슬램을 얻어맞고 1회에만 6실점했다. 결국 4이닝 7실점으로 조기 강판 당했다.

불펜을 조기 가동해야 할 수밖에 없다. 5회초 2-7로 뒤진 상황에서 강윤구를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강윤구가 상황을 제어하고 정리해주길 바란 듯 했지만 선두타자 이병규에 볼넷을 내준 뒤 한동희와 김사훈에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추가 실점을 내줬다. 2-8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강윤구는 이어진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그러나 선두타자 전준우를 삼진 처리한 뒤 정훈에게 솔로포를 얻어맞으며 추가 실점했다. 이후 손아섭에 내야 안타를 허용하면서 1사 1루를 만들었다. 이미 점수 차는 2-9까지 벌어졌다.
NC의 선택은 놀라웠다. 7점 차로 뒤진 6회초, 벤치는 필승조인 원종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원종현은 지난 3일 마산 삼성전 ⅓이닝 5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쓰긴 했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필승조 자원이었다. 5월 10경기 등판해 4홀드 평균자책점 1.20(15이닝 2자책점)의 기록을 남기며 시즌 초반의 부진을 어느 정도 씻어낸 터였다.
점수 차가 뒤진 상황에서 필승조를 투입하는 것은 근소하게 뒤지고 있으면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판단이 설 때였다. 그러나 이미 경기 중반에 접어들었고 후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현재 NC의 타격 페이스로는 7점 차를 뒤집기에는 버거워보였다. 롯데 쪽으로 경기 분위기가 많이 넘어간 시점이었다.
원종현으로서도 등판의 의미를 찾기 힘든 상황이었다. 일단 6회초 1사 1루에서 첫 타자 이대호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한 원종현이었다. 하지만 후속 이병규에게 볼넷을 내줬고 번즈에 우전 안타를 허용하면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신본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2-10까지 점수 차를 벌어지게 했다. NC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그리고 이어진 6회초 2사 만루에서 등판한 투수는 노성호였다. 노성호는 유 대행이 첫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선발 기회를 한 번 더 주기로 했던 투수였다. 그런데 불펜 등판에 나섰다. 지난 3일 마산 삼성전 이후 3일 만이었다. 노성호는  2⅓이닝 동안 50개의 공을 던지고 내려갔다.
유영준 감독대행은 지난 5일 첫 경기를 앞두고, 투수진 운영에 대해서는 "원칙을 지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의사 결정과정을 "분야별 코치진과 함께 논의를 해서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유영준 대행체제에서 치른 두 번째 경기, 순간의 판단들이 과연 원칙이 지켜졌고, 각 파트의 코치진과 상의를 내린 결정이었는지는 의문이다. NC의 새 야구는 과연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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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창원=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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