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인터뷰] "내세울 건 꾸준함 뿐" 이범호, 홈런 기록에 담긴 만감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6.06 09: 10

이범호(37·KIA)가 꾸준함을 증명한 자리에서 자부심과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이범호는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wiz와의 팀 간 9차전에 7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앞선 세 타석에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던 이범호는 9-2로 앞선 8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류희운의 직구(143km)를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범호의 시즌 10번째 홈런. 이 홈런으로 이범호는 2013년부터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 이는 역대 38번째 기록이다.
200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이범호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꾸준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2004년에는 3할 타율(0.308)에 35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 시즌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뛴 뒤 2011년 KIA와 계약을 맺은 이범호는 복귀 첫 해 3타율 3할2리 17홈런을 기록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그러나 2012년 햄스트링 부상으로 42경기 출장에 그치며 2홈런을 기록한 이범호는 2013년 24개의 홈런을 시작으로 두 자릿수 홈런 행진을 이어왔다.
6년 연속 홈런이라는 의미있는 기록을 작성했지만, 이범호는 꾸준함 속 잠시 쉼표가 됐던 2012년에 대한 아쉬움을 먼저 이야기했다. 2012년 이범호가 부상없이 뛰면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면 장종훈, 양준혁이 가지고 있는 연속 홈런 최다 기록인 15시즌을 2시즌이나 넘긴 독보적인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이범호는 “2012년에만 쳤으면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인데 아쉽다”라며 “일본에서 돌아온 뒤 두 번째 해인데, 햄스트링 부상으로 많이 못 뛰어서 인생에 있어서 아쉬웠던 시즌으로 남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비록 작은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동안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자부심도 함께 있었다. 이범호는 "아무래도 경기에 많이 나가다보니 달성할 수 있던 것 같다. 중심 타자로 나서면서 많이 쳐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라며 6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그는 "내가 내세울 것은 꾸준함 밖에 없었다"라며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경기에 나가는 것을 즐거워했다. 힘들 때도 있었지만, 스스로 다그치고 무조건 나가야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지금에 오니 내가 선택하고 생각한 것이 맞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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