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시즌 5승-154㎞’ 산체스, KBO 첫 고비 넘겼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6.02 20: 11

SK 새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29)는 시즌 개막 전부터 야구계 관계자들의 큰 관심을 모은 선수였다. “SK가 어마어마한 돈을 써 좋은 선수를 영입했다”는 게 타 구단 관계자들의 한목소리였다.
150㎞ 이상의 강속구에 괜찮은 제구, 그리고 좋은 체인지업과 커브를 가지고 있었기에 당연히 나올 수 있는 평가였다. KBO 리그에 얼마나 적응하느냐가 관건인데 시즌 초반은 무시무시했다. 첫 4경기 평균자책점은 1.04였고, 5월 13일 LG전까지 평균자책점은 2.20으로 기대에 걸맞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최근 3번의 등판에서는 다소 부진했다. 절대적인 수치에서 부진한 것은 아니었지만, 산체스였기에 다소간 의구심이 들었다. 5월 16일 두산전에서 7이닝 5실점, 22일 넥센전에서 6이닝 4실점(3자책점), 그리고 27일 한화전에서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두 경기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으나 전반적인 경기 내용은 확실히 못했다.

구속이 떨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볼 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등 심리적인 측면에서 다소 흔들렸다는 것이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진단이었다. 이제 타 팀 선수들도 산체스에 공에 적응할 시기가 됐지만 큰 문제가 없고,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믿음의 다른 말이었다. 그런 산체스가 고비를 넘기는 피칭을 선보이며 시즌 5승을 달성했다.
산체스는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팀의 6-1 승리를 이끌고 승리를 따냈다. 경기 내용이 압도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몇 차례 고비를 무난하게 풀어나가며 든든하게 팀 마운드를 지켰다.
1회 1사 2루, 2회 2사 1,2루, 3회 1사 2루 등 초반부터 고비가 계속됐다. 하지만 산체스는 적극적으로 승부로 KT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었고, 맞혀 잡는 피칭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산체스의 힘 있는 공에 KT 타자들의 타구가 좀처럼 앞으로 뻗지 못했다.
5회는 불운도 잘 넘겼다. 1사 후 정현의 타구는 2루수 앞에서 바운드가 크게 튀며 내야안타가 됐다. 이창진의 좌전안타도 타구는 강하지 않았으나 코스가 절묘했다. 산체스도 다소간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더 이상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끈질긴 승부로 자신을 괴롭힌 오태곤을 삼진으로 요리했고, 심우준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타선이 5회까지 3점을 지원한 상황에서 6회 로하스에게 솔로홈런을 맞기는 했으나 추가 실점은 없었다. 100구에 이른 상황에서도 공에 힘이 떨어지지 않으며 건재한 컨디션을 과시했다. 이날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4㎞까지 나왔고, 포심(27구)보다는 최고 146㎞를 기록한 컷패스트볼(38구)를 주로 던지며 KT 우타자들의 바깥쪽 공을 잘 공략했다. 
산체스는 경기 후 "좋은 경기를 했다. KT 타자들이 타석에서 굉장히 공격적으로 스윙하면서도 컨택이 좋아서 내가 많은 공을 던질 수밖에 없었기에 다소 힘든 경기이기도 했다. 나오는 경기마다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었는데 오늘 타자들이 점수를 내줘서 6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내가 나오는 경기에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선발투수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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