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급 긴장감’ 김광현-샘슨, 팀의 자존심을 던졌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25 21: 39

강속구의 향연이었다. 두 파워피처의 자존심 대결에 공동 2위 싸움이 한껏 달아올랐다. 승패는 갈렸지만, 어쩌면 두 선수는 2위를 향한 팀의 자존심을 던지고 있었다. 
김광현(30·SK)과 키버스 샘슨(27·한화)은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 팀의 시즌 4차전에 각각 선발 등판,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품 투수전을 선보였다. 두 선수는 최근 모두 페이스가 좋은 상황에다 이날은 공동 2위인 두 팀의 순위 다툼도 걸려 있어 더 힘을 내 던지는 모습이었다. 서로의 투구에 자극을 받을 만한 날이었다. 
샘슨은 리그에 새롭게 등장한 우완 파이어볼러. 김광현 역시 좌완 중 구속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파이어볼러다. 실제 두 선수는 이날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연신 꽂아 넣으며 상대 타선을 힘으로 압도했다. SK와 한화 타선이 잘 치지 못했다기보다는, 두 선수의 공이 워낙 좋았다고 평가하는 것이 맞았다. 5회까지는 두 팀이 홈런 하나씩(로맥·최진행)을 기록한 것 외에는 전혀 점수를 내지 못했다.

김광현은 특유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조합으로 한화 타선을 상대했다. 최고 구속은 151㎞까지 나왔고, 슬라이더 또한 143㎞가 찍혔다. 1회 정근우(슬라이더), 2회 호잉(슬라이더), 이성열(포심패스트볼), 4회 송광민(포심패스트볼), 6회 하주석(슬라이더), 7회 김태균(슬라이더)을 각각 삼진으로 처리했다.
샘슨도 만만치 않았다.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함과 동시에 낙폭이 큰 커브와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떨어뜨리며 SK 타자들의 헛방망이를 이끌어냈다. 샘슨은 1회 노수광(체인지업), 한동민(커브), 2회 로맥(포심패스트볼), 김동엽(체인지업), 3회 노수광(커브), 5회 김성현(커브), 이성우(포심패스트볼), 6회 최정(커브), 7회 정진기(슬라이더)를 각각 삼진 처리했다.
두 선수의 투수전이 더 숨막혔던 것은 사사구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특유의 공격적인 승부로 5회까지 투구수가 단 46개에 불과했다. 첫 볼넷은 6회 이용규 타석에서나 나왔다. 샘슨은 몇 차례 치열한 승부를 벌이기는 했으나 역시 7회 선두 로맥에게 이날 첫 볼넷을 허용했다. 전체적으로 두 선수의 사사구 합계는 2개에 불과했다. 오히려 피안타 합계보다 적었다. 
여기에 양팀 수비도 선발투수들을 도왔다. 한화는 1회 2사 후 최정의 타구를 송광민이 몸을 던져 잡아냈다. 빠졌다면 2루타성 코스였다. 이어지는 송구 동작도 좋았다. SK는 3회 로맥이 하주석의 까다로운 타구를 잘 잡아 직접 베이스를 찍었고, 이용규의 좌전안타성 타구를 좌익수 김동엽이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6회 1사 1,2루에서는 정근우의 3루 땅볼 때 최정이 아웃카운트 두 개를 여유 있게 만들어내며 김광현을 도왔다.
김광현은 7회까지 공격적으로 투구하며 SK의 기백을 알렸고, 샘슨은 이미 110구를 던진 상황에서도 7회 무사 1,3루에서 SK 타선을 막아섰다. 비록 끝내 2실점하기는 했으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한화 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다만 승패는 냉정했다. 김광현은 8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 샘슨은 6⅓이닝 3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SK는 한화를 5-1로 물리치고 단독 2위에 복귀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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