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환의 사자후] 사인논란에 도덕불감증...KBO 이대로는 안 된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5.24 14: 52

프로야구선수들이 심각한 도덕불감증에 빠졌다.
넥센은 23일 성폭행 혐의를 받고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주전 포수 박동원과 마무리 투수 조상우를 1군에서 말소했다. KBO는 이후 박동원, 조상우를 규약 제152조 제5항에 의거 참가활동정지 조치했다.
KBO 규약 제152조 제5항에 따르면 총재는 제148조〔부정행위〕 각 호 또는 제151조〔품위손상행위〕 각 호의 사실을 인지한 경우 또는 그에 관한 신고∙확인 과정에서 해당 직무의 수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해당 자에 대하여 제재가 결정될 때까지 참가활동(직무)을 정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박동원과 조상우는 경찰의 수사결과가 확실하게 나올 때까지 선수로 뛸 수 없다.

두 선수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성폭행 혐의 여부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경찰은 피해자의 진술서를 토대로 호텔 CCTV 증거를 확보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두 선수가 다음 날 경기를 앞두고 새벽까지 음주를 하며 숙소에서 여성과 시간을 보낸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두 선수가 법적인 책임에서 벗어나더라도 도덕적인 잣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팬들은 이미 큰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다. 
가뜩이나 이장석 전 대표의 구속과 신인투수 안우진의 폭력혐의 징계로 시끄러웠던 넥센이다. 메인스폰서 넥센타이어는 야구단에 지원금 지급을 중단했다가 재개하기도 했다. 그만큼 히어로즈 야구단은 더욱 투명한 운영과 깨끗한 플레이로 팬들에게 보답을 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의 도덕불감증이 그대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남은 선수단도 고역이다. 주전 포수와 마무리 투수가 빠졌지만 어쨌든 시즌을 끌고 가야한다. 충격에 빠진 넥센은 23일 무기력한 경기 끝에 2-13으로 SK에 참패했다. 2군에서 포수 주효상을 올렸고, 김상수를 마무리로 돌렸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무엇보다 침체에 빠진 선수단 분위기를 돌려야 한다. 노장 이택근을 중심으로 선수단의 기강도 바로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프로야구는 국내최고의 프로스포츠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높은 연봉을 받으며, 대중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프로선수들이 이를 당연한 권리로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이에 따르는 무거운 책임과 의무도 있다. 최근 선수들이 ‘사인논란’을 일으킨 것도 팬서비스라는 의무를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성폭행 혐의’ 사건까지 터지면서 프로야구 선수들이 심각한 도덕불감증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넥센 뿐 아니라 다른 구단에서도 언제든지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KBO는 선수들의 도덕불감증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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