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악재’ 흔들리는 넥센, 위기관리 능력 있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24 06: 00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은 좋은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를 가르는 하나의 척도다. 하지만 이제는 선수의 문제가 아니다. 넥센이라는 구단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 선진 시스템으로 달려온 넥센의 위기관리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넥센은 23일 팀의 마무리투수인 조상우와 주전포수인 박동원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몸이나 기량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23일 오전 보도된 성폭행 논란으로 1군에서 낙마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두 선수를 성폭행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넥센은 두 선수의 조사 과정을 신중하게 바라보면서도, 일단 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물론 향후 조사 결과를 봐야 한다. 미리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사실이라면 선수 인생은 물론 구단까지 뒤흔들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넥센은 다른 구단들처럼 사고를 쳐도 품어줄 모기업이 없다. 여러 기업들의 스폰서를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한다. 이미지에 특별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성범죄에 대한 심각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는 사회 흐름에서 이는 스폰서들의 대거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메인스폰서인 넥센타이어의 손실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네이밍 스폰서인 넥센은 졸지에 좋지 않은 연관어가 생겼다. 가뜩이나 구단 정상화를 요구하며 최근 스폰서비를 지급하지 않은 전례도 있다. 5월 초 지급이 재개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이미 충분한 광고 효과를 얻은 넥센이 올해 이후 스폰서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지 저하는 광고 매출 저하를 부르고, 이는 구단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를 통제해야 할, 실질적 오너인 이장석 전 대표는 현재 법정구속된 상태로 직접적인 관여는 어렵다. 구단 리더십과 신뢰에 이미 큰 상처를 받은 와중에서 성폭행 혐의라는 악재까지 터졌으니 걱정의 시선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
넥센의 2018년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좋지 못한 흐름으로 흘렀다. 넥센의 잘못은 아니지만, 지난 1월 안우진이 고교 시절 폭행 사건으로 50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다. 2월에는 이 전 대표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시즌이 시작되고 나서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젊은 선수들이 공백을 메우며 잘 버티는 듯 했지만, 조상우 박동원의 이탈로 없는 살림이 더 팍팍해졌다.
넥센으로서는 조상우 박동원이 최악의 상황을 면해야 하고, 한편으로는 부상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최대한 버텨야 하는 어려운 현실에 직면했다. 어느 한 쪽이라도 삐끗할 경우 시즌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 프런트의 위기관리, 현장의 위기관리가 모두 필요한 시점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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