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홈런 쾅쾅쾅쾅’ 공 쪼갠 한동민, SK는 덕아웃 퇴장 소동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23 21: 31

“결과를 신경 쓰지 말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 대신 과감하게 돌려달라”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최근 부진에 빠진 SK의 거포 자원들에게 신신당부를 하고 있다. 한동민 김동엽 정의윤 최정 등은 최근 타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밸런스와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 힐만 감독의 진단이다.
타자들은 어쩔 수 없이 타율에 민감하기 마련이다. 뚝뚝 떨어지는 타율이 전광판에 찍히면 어떻게든 안타를 만들기 위해 맞히는 스윙을 가져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거포들에게는 이런 스윙이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때문에 힐만 감독도 “심플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 주문을 가장 먼저 이행한 선수는 한동민이었다. 한동민은 5월 들어 타율이 뚝 떨어지며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타율이 2할1푼8리까지 처진 상황이었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이 1할6푼2리에 불과했다. 시즌 초반 좋을 때는 좌중간으로 타구를 날려 보냈지만, 최근에는 타이밍이 무너지며 1-2루쪽 땅볼 타구가 많았다. 스스로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어제도 좋은 스윙이 있었다. 볼넷으로 출루하기도 했다. 스윙의 타이밍과 밸런스가 좋아지고 있다. 반대 방향으로 칠 수 있는 능력을 보이면 더 좋을 것”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한동민은 이날 선발 2번 우익수로 출전했다. 그리고 폭발했다.
1회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렸다. 넥센 선발 에스밀 로저스와 첫 타석에서 만난 한동민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몸쪽 낮은 코스로 치기 까다로운 코스였는데 한동민이 가장 좋아 하는 코스였다. 비거리 125m의 큰 홈런이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로저스의 패스트볼이 한가운데 몰리자 이를 받아쳐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힘에서 로저스를 이긴 홈런이었다. 개인 세 번째 연타석 홈런.
한동민의 기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5-2로 앞선 7회 김성민을 상대로 비거리 125m짜리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의 생애 첫 한 경기 3홈런 경기를 완성했다. 공을 쪼개버리는 듯한, 한동민 특유의 스윙이 나왔다. 기세를 탄 한동민은 8회 김선기를 상대로 다시 우측 담장을 넘겨버리며 한 경기 4홈런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한 경기 두 차례 연타석 홈런은 역대 두 번째다. 
정경배 타격코치도 한동민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정 코치는 한동민에 대해 “자신의 것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타이밍만 좋아지면 다시 좋은 타구가 나올 것”이라면서 “너무 타격 부진에 신경을 쓴다. 경기장에서 더 웃으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동민이 하루에 시즌 9~12호 홈런을 기록하며 부진 탈출의 시작을 알렸다.
동료들도 세레머니로 한동민의 부활을 반겼다. 두 번째 홈런까지는 격한 반응으로 축하했던 동료들은 세 번째 홈런이 터지자 한동민이 덕아웃으로 돌아올 때 딴청을 피웠다. 힐만 감독도 한동민을 외면했다. 그리고 네 번째 홈런이 터지자 아예 덕아웃을 비워버리며 MLB식 사일런트 트리트먼트를 제대로 선보였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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