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아들" 호잉의 효도포, 슬럼프는 이제 끝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5.23 15: 04

화끈한 효도 선물이었다. 
지난 22일 대전 두산-한화전. 연장 11회초를 앞두고 공수교대 시간에 중앙 지정석에 앉은 미국인 노신사가 전광판에 비춰졌다. 순간 이글스파크를 메운 관중들은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노신사도 자리에서 일어서 양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 한화 외인 타자 제라드 호잉의 아버지 빌 호잉씨였다. 
호잉의 아버지 빌 호잉씨와 어머니 수 여사는 지난 14일 아들을 보기 위해 미국에서 한국을 찾았다.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서 아들 호잉은 최고 외인 타자로 떠오르며 인기 스타가 되어있었다. 한화 팬들은 대전 홈구장을 찾은 호잉의 부모에게 뜨거운 기립박수로 열렬한 사랑을 보냈다. 

호잉의 부모는 "착하고, 자랑스러운 아들이다. 아들이 처음 한국에 간다고 했을 때도 걱정하지 않았다. 야구를 사랑하고, 잘할 것이라 믿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말썽을 부리지 않았다"고 아들 사랑을 보였다. 호잉은 한화의 대역전극을 이끈 맹활약을 펼치며 제대로 효도했다. 
호잉은 이날 부모가 보는 앞에서 처음 홈런을 쳤다. 3회 투런포를 터뜨리며 지난 4일 대구 삼성전 이후 18일, 12경기 만에 모처럼 홈런 손맛을 봤다. 이어 6-7로 패색이 짙던 9회말 투아웃에서 중앙 백스크린을 맞히는 동점 솔로포를 폭발하며 역전승 발판을 놓았다. 
사실 호잉은 5월 들어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3~4월 28경기 타율 3할5푼3리 36안타 9홈런 25타점 6도루 OPS 1.142로 활약했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5월 15경기 타율 2할7푼8리 15안타 3홈런 9타점 1도루 OPS .911로 주춤했다. 이 역시 좋은 성적이었지만 초반에 비해 페이스가 한풀 꺾인 상태였다. 
워낙 공수주 모두 활동량이 많은 스타일이라 체력적으로 지칠 때가 됐다. 하이 패스트볼에 약점을 보이며 공략 포인트도 드러났다. 하지만 이날 멀티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반등을 예고했다. 호잉도 최근 슬럼프에 대해 "야구의 일부분이다. 시즌은 길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슬럼프가 길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부모님에게 선물한 효도포는 의미가 크다. 호잉은 "9회말 동점 홈런이라 어느 홈런보다 기뻤다. 부모님이 관중석에 있는 걸 알고 있었다. 미국에서 한국까지 멀리서 온 부모님께 팬들이 환호를 보낼 때 나도 감격했다"고 기뻐했다. 
호잉의 부모는 열흘의 일정을 마치고 25일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23~24일까지 대전 두산전을 관전하고 떠난다. 슬럼프에서 벗어난 호잉이 부모님에게 또 한 번 효도포를 선물할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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