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시즌 2승’ 임기영, SK 구상 무너뜨린 체인지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18 21: 39

팀 연패 스토퍼의 중책을 안은 임기영(25·KIA)이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는 투구를 선보였다. 우타자를 상대로 춤춘 체인지업이 SK 벤치의 구상을 무너뜨렸다.
임기영은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5-1 승리를 이끌고 시즌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올 시즌 부상으로 출발이 늦었던 임기영은 복귀 후에도 지난해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시즌 4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5.73에 머물렀다. 피안타율이 3할1푼1리에 이르는 등 확실히 지난해보다 세부 지표가 나빴다. 하지만 김기태 KIA 감독은 경기 전 “6이닝을 충분히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는 뜻이었다.

이런 임기영을 상대로 SK는 정공법으로 갔다. 김재현이 라인업에 들어간 것 정도가 특이 사항이었고, 9명 중 6명을 우타자로 넣었다. 보통 사이드암은 좌타자에게 약한 법이지만, 임기영의 올 시즌 데이터에서 딱히 차이점을 찾을 수 없기도 했다. 힘 있는 우타자들에게 장타를 기대하는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임기영의 체인지업이 이 구상을 완전히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김 감독의 믿음 그대로였다. 패스트볼 제구는 물론 우타자를 상대로 한 체인지업 제구가 호조를 보이며 6회 2사까지 1실점으로 버텼다. SK 우타자들은 이날 임기영의 체인지업에 거의 대처하지 못했다. 몇 개를 연달아 던져도 타이밍을 맞히지 못할 정도였다. 투구폼과 낙폭 모두가 가장 좋을 때의 모습이었다. 체인지업이 잘 들어가다보니 패스트볼로도 상대의 타이밍을 뺏을 수 있었다. 
팀 타선도 2회 2점을 내며 일찌감치 지원 사격 태세를 갖췄다. 3회에는 2사 후 나주환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이날의 첫 피출루를 기록했지만 노수광을 범타로 요리하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2회 로맥, 이재원은 물론 3회 정의윤도 임기영의 체인지업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건드리려다 보니 무리하게 잡아당기는 스윙이 되며 땅볼이 속출했다.
3-0으로 앞선 4회에는 실점했지만 1점으로 막았다. 선두 김재현에게 우전안타, 1사 후 로맥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사 1,3루에 몰린 임기영은 이재원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다만 한동민을 3구 삼진 처리하고 추가 실점은 막았다.
5회 무사 1루 위기를 후속타 봉쇄로 넘긴 임기영을 4-1로 앞선 6회 김재현과 최정에게 연달아 몸에 맞는 공을 내줘 마지막 위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로맥을 변화구 승부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체인지업에 연속 헛스윙을 한 로맥은 커브 승부수에 역시 대처하지 못했다. 유승철이 승계주자에 홈을 허용하지 않아 실점도 올라가지 않았다. 승리와 별개로 임기영의 살아난 체인지업은 향후 KIA 선발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만하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