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나흘새 2천명 동의”...한예슬 의료사고의 ‘나비효과’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4.25 10: 20

배우 한예슬의 의료사고 폭로가 의료사고 피해자를 위한 법 제정 및 제도 보완을 촉구하는 움직임으로 커지고 있다.
배우 한예슬은 최근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던 중 의료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수술 부위를 찍은 사진을 올리며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다 의료사고를 당했다. 수술한지 2주가 지났는데도 병원에서는 보상에 대한 얘기는 없고 매일매일 치료를 다니는 제 마음은 한없이 무너진다. 솔직히 그 어떤 보상도 위로가 될 것 같진 않다”고 폭로했다.
이후 23일에는 더욱 심각해진 것처럼 보이는 수술 부위를 담은 사진을 재차 공개한 한예슬은 “무너져 내린다”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예슬의 소속사는 이에 “의료사고를 당한 것이 맞다”며 “현재 후속 조치에 대해 병원 측과 논의 중인 상태다. 치료가 우선이라 당분간 치료에만 집중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병원 측과 집도의는 공개 사과에 나섰다. 집도의는 홍혜걸 의학 박사가 운영하는 SNS 채널에 등장해 “판단이 잘못됐다”며 수술 중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병원 측은 한예슬의 폭로 후 사흘이 흐르는 사이에 두 번의 공식 사과를 발표하며 재발 방지와 후속 조치에 힘쓰겠다는 약속을 했다.
병원 측의 사과에도 여전히 대중의 반응은 뜨겁다. 한예슬의 사태로 의료사고 피해에 대한 경각심과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이번 기회에 의료법 개정에 힘을 보태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중. 대중은 한예슬이 배우이기 때문에 병원 측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이지, 일반인이었으면 이런 보상 논의는 꿈도 못 꿨을 것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실제로 의료사고는 피해자가 보상 받기 힘든 사고 중 하나다. 한예슬 사태에 “나도 비슷한 경우를 당했다”며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한예슬의 심경에 공감하며 자신의 사례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이는 곧 의료법 개정 필요성에 대한 인식으로 번져 의료사고 피해자들을 위한 제도 보완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게 됐다.
지난 21일 등장한 이 국민청원 글에는 현재 2천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한예슬이 ‘폭로’라는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었던 의료사고. 유명인이기 때문에 폭로 이후 보상 논의에 속도가 붙었지만 일반인이라면 이런 초강수도 둘 수조차 없다. 이번 사태의 흐름으로 대중은 의료사고의 문제점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의료법 개정 촉구 움직임으로까지 커졌다.
한예슬은 애초 자신의 상처를 폭로할 때에는 이런 움직임을 예상하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폭로로 다른 피해자들도 용기를 냈고, 그들은 더 많은 응원과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그의 SNS 공개는 뜻밖의 긍정적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yjh0304@osen.co.kr
[사진] OSEN DB, 한예슬 인스타그램, '본격연예 한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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