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망상노트? 이제는 김대호 매직'...그리핀, LCK서 날개 펼칠까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8.04.21 17: 11

사자의 몸통에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를 가지고 있는 그리핀은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신화적인 생명체다. 그리핀이 지난 해 12월 KeSPA컵서 아프리카를 꺾고 돌풍을 일으켰던 당시 김대호 그리핀 감독은 겸손하게 '망상노트'랑 표현으로 그리핀의 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제는 망상노트가 아니다. 정말 김대호 매직이다. 5강권 팀이라는 예측이 나올정도로 롤챔스로 승격한 그리핀의 임펙트가 강렬하다. 김대호 매직은 과연 LCK에서도 통할까. 
그리핀은 지난 19일 서울 상암 e스포츠 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서머 스플릿 승강전 MVP와 승자전서 3-1 완승을 거뒀다. 1세트를 패했지만 2세트부터 카이사를 중심으로 MVP의 조직력을 무너뜨리면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제까지 승강전에 올라왔던 챌린저스팀들의 면면과는 전혀 다른 경기력이었다. 2017년까지 챌린저스 리그 1위 팀들은 승격강등전에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2016년 스베누, 2017년 CJ가 챌린저스 리그 1위팀들은 승격강등전에서 어김없이 패배의 쓴 잔을 마셔야 했다. 그런 징크스를 그리핀은 확실하게 깨버렸다. 승강전 첫 경기를 포함하면 여섯 세트서 5승 1패. 탈 챌린저스급의 경기력으로 LCK에 합류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지도자 시절 이전 김대호 감독의 이력이다. '씨맥'이라는 소환사명으로 유명 스트리머였지만 김대호 감독은 프로게이머 경력은 무명에 가까웠다. 군을 제대하고 비교적 늦게 LOL을 시작했던 BJ시절부터 이미 챌린저 티어에서 활동할 정도로 실력이 있었다. 
하나 정작 프로무대에서 경쟁에서 그는 대중의 관심 밖이었다. 2014년 삼성 시절 불과 5개월도 버티지 못했고, 승강전을 통과해 LCK에 합류했던 2015년 아나키에서도 큰 빛을 보지 못했다. 
정작 프로를 떠났고, 지난해 3월 '쏠전'을 통해서 다시 프로 무대의 꿈을 키워나갔다. 그리핀에 지난해 서머 시즌 합류한 김 감독은 KeSPA컵을 거쳐 1년도 안되는 시간에 그리핀을 꿈의 무대로 불리는 롤챔스 무대로 그리핀을 끌어올렸다. 
김대호 감독은 "LOL을 이론상으로는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피지컬이 떨어졌다. 나의 이론을 확실하게 수행해 줄 수 있는 피지컬이 있는 선수들이 있다면 최정점을 찍을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다. 그러면서 그리핀에 합류하게 됐다"면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승격에 대한 기쁨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나와 선수들이 세운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으로 벌써부터 머리가 복잡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실제로 챌린저스에 보여준 그리핀의 밴픽 스타일은 개성이 넘쳤다. 쓰레쉬 서포터와 스카너 정글러의 조합으로 상대를 낚아채는 전략은 1부리그인 LCK에서도 사용될 정도였다. MVP와 승자전 2세트에서 사용된 탈론이나 전 세트 사용했던 카이사를 상대가 가져갈 경우 대처법도 완벽하게 세웠다는 자신감을 김 감독은 숨기지 않았다. 
"밴픽에 대한 이야기는 당일날에도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맞춘다. 상대편의 챔피언을 고려해야 하는데 각 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도 우리만의 공식이 있다. 간단하게 말로 설명드리기 어렵다(웃음)"고 웃으면서 "우리는 상대의 실수로 이기기 보다는 우리의 실수로 패하기를 원한다. 공격적이면서 능동적인 조합을 상대를 공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팀을 이끌고 있는 지도철학도 전했다. 
그리핀을 LCK까지 끌어올리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김대호 감독은 이제 쟁쟁한 선배 감독들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그의 목표는 LCK 2시즌 연속을 달성한 킹존 게이밍. 김 감독은 "2위부터 5위까지 팀들은 다 비슷하다. 시즌 내내 1부 팀들과 스크림을 했을 때 경험을 돌아보면 1위를 차지한 킹존이 제일 강했다. 하지만 우리는 킹존과 대결도 자신있다. 킹존을 꼭 잡고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과연 김대호 매직이 LCK에서도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면서 선배 감독들과 맞대결에서도 웃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롤챔스 서머 스플릿이 기대된다. / scrapp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