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특집] 약물 인식-클린베이스볼, 올해는 정착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23 13: 00

스포츠의 기본은 공정성이다. 이 기본이 뒤틀어진 운동장은 존재 가치가 없다. 이 믿음이 깨지면 산업은 한순간에 몰락한다. 수많은 전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명제다.
지난해 한 전직 심판위원의 비위 사태는 팬들의 뒤통수를 때렸다. 한편으로는 팬들의 지탄을 받는 사건·사고가 매년 튀어나오고 있다는 것 또한 문제다. 약물 복용, 승부조작, 음주운전 등 선수들의 사생활 문제는 매년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다. 리그의 신뢰와 직결된 문제로 가벼이 여길 수 없다. KBO가 ‘클린베이스볼’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더 이상 무너지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받는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KBO의 올해 3대 과제는 통합마케팅, 스피드업, 그리고 클린베이스볼이다. 클린베이스볼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으나 역시 경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양대 축으로 삼는다. 한 관계자는 “스피드업은 제도적인 문제고, 통합마케팅 역시 산업과 연관이 되어 있다. 하지만 클린베이스볼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클린베이스볼이라는 캠페인이 만들어진다는 것 자체를 야구계가 반성해야 한다. 가장 먼저, 그리고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라고 짚었다.

클린베이스볼은 광범위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KBO도 팔을 걷어붙였다. 대비를 철저히 하는 동시에 제재 수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제보를 받을 수 있는 핫라인도 여러 군데 구축했다. 전임 구본능 총재도 마찬가지였지만, 잡음 없는 리그 운영에 대한 KBO와 정운찬 신임 총재의 강한 의지가 읽힌다.
KBO는 이미 리그 전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정방지 교육 의무화, 승부조작 및 부정행위 제보 활성화, 불법 도박 및 무분별한 SNS 활동에 대한 폐해 전파, 품위손상 행위에 대한 구단의 신고 의무화, 부정행위 전력이 있는 자의 KBO 선수 및 지도자 등록 심의 강화, 승부조작 의심 사례의 판독 강화, 조사위원회 확충 등 다양한 안을 내놨다. KBO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묶은 ‘토털 패키지’라는 평가다.
그러나 결국 성패는 리그 구성원들의 의식이 얼마나 변하는지에 달려 있다. 다행히 구성원 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추가적인 승부조작 혐의는 없었으나 음주운전, SNS의 잘못된 활용 등 선수들의 잍탈 행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야구로 이야기를 해야 할 선수들이 이런 문제로 지면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는 반갑지 않다. 그간 “선수 개인의 일”이라고 한발자국 뒤에 서 있었던 구단의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약물 논란이 없어질지도 관심사다. KBO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와 손을 잡고 매년 도핑테스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군(2월~9월)에서 총 280차례, 퓨처스리그(4월~8월)에서 총 84차례 등 총 364차례의 도핑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는 2016년 344차례보다 20차례 증가한 것이다. 아쉽게도 두 명의 적발자가 나왔다. 정상을 참작할 만한 사안도 있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적인 약물 관련 교육으로 선수들의 인식도 많이 바뀐 만큼 올해는 청정 원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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