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투구’ 김광현, 이닝제한 프레임 벗어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21 05: 44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김광현(30·SK)은 유독 ‘공격적 승부’를 강조한다. 트레이 힐만 감독, 손혁 투수코치가 이야기하는 것도 동일하다. 이 부분이 올해 김광현의 시즌을 상당 부분 바꿔놓을 수 있어서 그렇다.
SK는 올해 김광현의 철저한 관리를 선언했다. 팔꿈치 수술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수술 당시부터 이닝제한에 대한 큰 틀을 만들었다.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다른 선수들의 사례를 꼼꼼하게 종합했다. 얼마를 던지면 팔꿈치에 피로도가 쌓이는지, 얼마를 던졌을 때 휴식을 취해야 하는지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그 결과 110이닝, 2000구를 조금 넘는 투구수라는 결론에 도출했다.
큰 틀은 나왔으니, 이제는 각론을 정리할 때다. 이 세부 내용을 가지고 안팎에서 여러 이야기가 있었는데, 트레이 힐만 감독이 20일 인천 kt전을 앞두고 최종 정리를 했다. 힐만 감독은 네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몸 상태 확인, 투구수와 이닝수 확인, 패스트볼의 평균구속 확인,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득점권, 위기상황 등)에서의 투구수 확인이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기준으로 구단 차원에서 관리를 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힐만 감독은 “투구수 관리는 네 가지 기준에 달려 있다. 그 숫자도 변수가 많다”고 했다. 김광현의 등판 결과에 따라 소화이닝과 투구수가 달려 있다는 의미도 된다. 김광현이 무난하게 이닝을 정리한다면, 110이닝을 던졌을 때 투구수가 2000개에 훨씬 미달할 수도 있다. 선수가 생각하는 몸 상태까지 좋다면 예정된 이닝보다 조금 더 던지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많아지면 110이닝을 모두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 이닝에 20개씩 4이닝을 던지는 것, 1회에 35개를 던지고 나머지 3이닝을 45개에 마치는 것은 총 투구수가 똑같다. 그러나 팔꿈치에 쌓이는 피로도는 엄연히 다르다. 힐만 감독은 이런 점까지 모두 고려를 하겠다고 했다. 고전할수록 셧다운의 시기는 빨라진다.
힐만 감독이 공격적인 투구를 강조하는 것, 김광현이 시범경기 내내 공격적으로 승부에 임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올 시즌 쓸 수 있는 힘이 정해져 있다면, 가장 효율적으로 힘을 활용해야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실제 김광현은 그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다. 김광현은 두 차례의 시범경기 등판에서 총 8이닝을 소화했다. 그런데 투구수는 단 88개에 불과했다. 보통 이닝당 투구수가 15개 이하면 대단히 뛰어난 수치인데 김광현은 이를 훌쩍 넘는다.
결과도 좋았다. NC와 kt의 정예 타선과 상대한 2경기에서 피안타율은 1할8푼5리,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88에 불과했다. 경기 후 팔꿈치 상태에도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물론 시즌에 들어가면 더 고전할 상황도 많겠지만, 이 정도 투구 내용이면 110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광현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이닝제한이라는 프레임을 효과적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 공격적인 투구 내용에 따라붙는 몇몇 경기 내적 위협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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