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희망-과제 공존' 윤성빈 첫 등판 어땠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3.14 16: 07

롯데 자이언츠의 올 시즌 최고 기대주 윤성빈(19)이 KBO리그 첫 번째 공식전 등판을 마쳤다. 희망과 과제가 모두 공존했다.
윤성빈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시범경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53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윤성빈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탐내던 '초교급 투수'였다. 부산고 시절 150km의 속구를 힘차게 뿌리며 관심을 모았고, 고향팀인 롯데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그러나 고교시절부터 안고 있던 어깨 통증이 윤성빈의 데뷔를 막았다. 1차 지명 이후 약 1년 간 재활에만 매진하며 통증을 없애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잠재력은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흔들렸던 투구폼과 밸런스를 정착시켰고, 영점도 서서히 잡혔다. 이에 박세웅의 팔꿈치 통증으로 생긴 선발진 공백에 자신의 이름을 후보군에 올리며 이날 선발 기회를 잡았다. 윤성빈의 첫 번째 KBO리그 공식전 등판이었다. 조원우 감독은 경기 전 "긴장하는 성격이 아닌 것 같다. 잘 던질 것 같다"고 말했다.
1회부터 최고 148km의 속구를 힘차게 뿌렸고 140km 중후반의 구속을 꾸준히 유지하며 LG 타자들을 놀라게 했다. 1회 선두타자 안익훈에게 좌익선상 단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김현수에게 몸쪽 공을 던져 1루수 병살타를 유도해냈다. 그리고 박용택에게는 속구로 카운트를 잡은 뒤 바깥쪽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까지 만들어냈다. 1회는 패기있었고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2회 선두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에 146km 속구를 던지다 좌중월 솔로포를 얻어 맞은 뒤부터가 문제였다. 경험 부족이 드러났다. 피홈런 이후 채은성, 양석환에 연속 안타를 얻어맞아 위기를 자초했고, 당황한 듯 박지규 타석 때 보크를 범해 위기를 증폭시키까지 했다. 심판진은 "포수 사인 체크 후 세트 모션에 들어가다 다시 돌아와서 보크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여기에 수비 도움까지 받지 못했는데 보크 이후 만들어진 무사 2,3루에서 포수 포일로 추가 실점 했다. 
3회에는 빗맞은 안타를 내준 뒤 폭투를 범해 위기가 만들어졌고 가르시아에 적시타를 얻어맞아 추가 실점까지 했다. 결국 3회가 마지막 이닝이었다.
일단 최고 149km까지 찍은 속구의 구위는 누구나 인정하던 부분이었고 실전 경기 마운드 위에서도 보여줬다. 우려했던 제구 문제도 두드러지진 않았다.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스트라이크 33개, 볼 20개로 안정 범위의 스트라이크 볼 비율이었다. 또한 초구 스트라이크도 15명 중 9명을 상대로 잡아냈다. 속구 구위와 제구는 희망적인 부분이었다. 
하지만 속구 만으로는 프로무대 생존이 어렵다는 것도 증명했다. 속구 위주의 패턴을 파악한 LG 타자들이 윤성빈의 140km 후반의 속구를 거리낌없이 공략해냈다. 이날 윤성빈은 53개의 공 가운데 속구를 37개 던졌고 슬라이더는 15개였다. 그동안 갈고 닦았던 포크볼은 1개만 구사했다. 구종의 다양성도 완성해야 하는 부분.
여기에 2회 보크 상황과 같이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슬라이드 스텝 등 세트 모션에서의 안정감이 없었다. 당연히 주주자 있는 상황에서의 기복이 따라왔다. 선발 투수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가다듬어야 하는 부분임은 분명하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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