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김경문 낙점? 신진호, 주전포수 시험대 섰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13 16: 03

김경문 감독의 시즌 초반 구상이 대략적으로 드러난 한 판이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포수 포지션의 우선권은 일단 신진호(27)가 얻은 모양새다.
김경문 NC 감독은 13일 SK와의 시범경기 첫 경기를 앞두고 “개막 구상은 거의 끝났다고 보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10~20% 정도에서 마지막 결정을 남겨두고 있을 뿐, 주전과 핵심 백업에 대한 윤곽은 모두 나왔다는 설명이다. 가장 취약한 포지션으로 뽑힌 포수에 대해서도 마음속의 결정을 한 듯한 모습이었다.
NC는 창단 이후 주전 포수로 활약한 김태군이 군에 입대했다. 누군가는 김태군의 자리를 메워야 했다. 자연히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다만 김 감독은 시범경기부터는 포수 하나를 확실히 정해 밀어주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경기 전 “이날 선발로 나서는 포수가 개막 주전으로 활용되느냐”라는 질문에 웃음으로 시인한 김 감독은 신진호를 선발 라인업에 적어 넣었다.

화순고 시절 대형 포수감으로 각광받았던 신진호다. 당당한 체격에 장타력까지 갖췄다. 시작도 조금은 남달랐다. KBO 리그 대신 메이저리그(MLB)의 꿈을 택했다. 2009년 60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캔자스시티에 입단했다. 한국인 포수의 성공 가능성이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두꺼운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결국 한국 유턴을 선택, NC가 2017년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로 지명했다.
김태군의 군 입대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선택이자, 김태군 이후를 내다본 선택이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시즌 초반 발목 부상의 여파를 이겨내지 못했다. 그 결과 구단의 예상보다는 성장세가 더뎠다. 하지만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장타력을 과시하는 등 경쟁자들에 뒤처지지 않는 행보를 선보였다. 결국 김 감독의 낙점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이날은 무난한 활약을 선보였다. 선발 최금강, 5회 노성호, 6회 유원상과 호흡을 맞춰 무난한 리드를 하며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6회 최승준 타석 때 폭투 하나가 나온 것을 제외하면 블로킹도 깔끔했다. 타석에서는 2회 SK 외인 에이스 메릴 켈리를 상대로 결승점의 시발점이 되는 깔끔한 좌전안타를 뽑아냈다. 결승점이 신진호의 홈인에서 나왔다. 신진호는 7회부터 박광열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김 감독은 개막 주전 포수가 무조건적으로 자리를 지킬 것이라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김 감독은 “경쟁이라는 요소를 뒤로 제쳐둘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경쟁도 유도하면서 경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납득할 만한 실수는 자신감을 잃지 않게 최대한 보듬으면서 간다는 구상도 함께 드러냈다. 신진호가 김 감독의 마음을 끝까지 붙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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