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5이닝 5K 53구' 고영표, 이래서 kt 토종 에이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3.13 15: 44

역시 토종 에이스다. 고영표(27·kt)가 깔끔투로 kt 마운드 전망을 밝혔다.
고영표는 13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삼성과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시범경기' 개막전에 선발등판,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사사구(몸 맞는 공) 1실점을 기록했다. 1-1로 맞선 상황 강판으로 승패는 없었지만 합격점을 받기 충분했다.
돋보이는 건 투구수였다. 고영표는 이날 단 53구만을 던졌다. 이닝당 10.6개의 깔끔투. 스트라이크가 41개였고 볼이 12개였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77.4%에 달했다. 그만큼 깔끔한 제구가 돋보였다. 가장 많이 던진 2회에도 단 16구로 아웃카운트 세 개를 처리했다.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선발투수로서는 이만한 덕목이 없다.

이날 kt는 고영표에 이어 류희운-엄상백을 기용했다. 등판할 투수들과 투구이닝을 정해둔 탓에 고영표는 53구만 던지고 강판할 수밖에 없었다. 고영표는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5회 이후 불펜에서 연습 투구를 더했다.
아웃카운트도 땅볼 위주였다. 이날 고영표가 잡은 아웃카운트 15개 중 삼진이 5개였다. 겨우내 벌크업에 힘쓰며 구위 향상에 매진한 결과였다. 이어 땅볼이 6개, 뜬공이 2개였다. 병살타 하나, 보살 하나로 아웃카운트 15개를 완성했다.
고영표는 지난해 땅볼/뜬공 비율 1.64로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3위(1위 돈 로치·1.90, 2위 재크 페트릭·1.80)였다. 물론 고영표에 앞섰던 두 명이 로치와 페트릭이라는 점에서 드러나듯, 땅볼 유도가 능사인 건 아니지만 장타 억제는 효율적이다. 홈구장이 홈런이 많이 나오는 수원 kt위즈파크라는 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날 고영표가 허용한 안타도 정타가 없었다. 내야수 옆을 스치는 안타의 비중이 높았다. 수비에 따라 잡을 수도 있던 타구라는 의미다. 5이닝 5피안타라는 기록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이유다.
고영표는 지난해 25경기(24경기 선발)에 등판해 141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12패, 평균자책점 5.08을 기록했다. kt 토종 첫 선발 10승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박수받기 충분한 활약이었다. 그럼에도 김진욱 kt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외인 듀오 다음 선발은 무한 경쟁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고영표는 겨우내 수원 kt위즈파크에 매일 출근 도장 찍듯이 나서며 벌크업에 매진했다. 근육량을 늘리며 구위 향상에 힘썼다. 김진욱 감독은 1차 애리조나 캠프 중반부터 고영표를 3선발로 확정했다. 겨우내 몸을 잘 만들어왔다는 이유였다. 고영표는 스프링캠프 3경기서 9이닝 12탈삼진 평균자책점 '제로'로 호투했다. 이날 삼성과 시범경기 개막전은 '어디까지나 한 차례 시범경기일 뿐이다'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선 세 차례 연습경기를 포함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kt는 외인 듀오 더스틴 니퍼트-라이언 피어밴드에 고영표, 주권, 금민철로 선발을 꾸렸다. 고영표가 토종 에이스로서 상대와 싸워줘야 하는 이유다. 첫 시범경기이자 네 번째 비공식 경기. 고영표는 본인이 왜 kt 토종 에이스인지를 증명하고 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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