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손수현·최정진, 故조민기 사망 후에도 '미투' 지지하는 이유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8.03.12 19: 34

배우 손수현과 모델 최정진 등이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는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최근 국내에서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파문을 몰고 온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됐던 조민기가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 소환 조사를 3일 앞두고 고인이 돼 사회적으로 충격을 안겼다.
'피의자 신분'이던 조민기는 공식적인 경찰 조사가 이뤄지기 전,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이로 인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수많은 의견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해를 본 피해자들이 오히려 부담을 느껴 미투 운동을 위축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이어졌다.

모델 최정진은 지난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화가 난다. 성폭행 성추행 피해 여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온갖 저속한 단어들을 쓰며 희롱하던 사람들이 성범죄자가 자살하니, 몇몇 사람들은 옹호하기 시작한다. 피해 여성들은 인생을 걸고 용기 내 사실을 알렸고 가해자는 비난받고 처벌받아야 마땅한 상황이었지만 가해자가 자살을 하자 '마녀사냥'과 '순교자'라는 어이없는 말까지 나왔다.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은 피해자들과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자살이라는 무책임한 선택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후 최정진의 글은 큰 관심을 받았고, 그는 12일 오후 "댓글 하나하나 읽어보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내가 남긴 글이 관심을 받고 과한 칭찬을 받는 것 자체가 남성의 권력으로 느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아직 고치고 배워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분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노력하겠다. 미투 운동은 계속돼야 하고 변함없이 지지하겠다"는 글을 게재했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6'에 출연했던 손수현도 지난 10일 자신의 인타그램에 "미투 운동 너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피해자들이 당연히 해야만 하고, 할 수 있는 말들에 재갈을 물려버리는 교묘한 권력의 구조가 곪고 곪다가 결국 이렇게 터지는구나 싶다. 문제의 본질에 닿을 때까지 절대로 멈춰서는 안 된다. 어렵게 용기 낸 피해자들이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고 이러한 움직임들이 더 확산 될 수 있게 도와줄 법적인 공고함, 가해 행위에 대한 합당한 처벌, 그 이전에 피해자를 존재하게 만드는 부족한 인권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안타깝고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사례들 속에서 나 역시 불이익이 무섭고 겁이 나 침묵하고 말았던 여러 가지 권력의 모양새가 스쳐 지나갔다. 어떤 형태의 폭력이던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구조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폭력. 오직 힘으로 시작해서 힘으로 끝나는 폭력이라니 너무 비인간적이고 잔인해서 우리는 이렇게 화를 내는 것.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구조가 나는 아직도 너무 무섭지만, 잘못된 건 잘못됐으니까. #metoo #withyou"라는 글을 남겼다.
앞서 2AM 창민과 B1A4 산들이 이니셜로 보도된 미투 기사의 가해자로 이름이 오르는 일이 벌어졌다. 창민과 산들은 기사와 전혀 상관이 없었지만,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추측이 미투 운동의 부작용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손수현과 최정진 등은 실제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입장을 생각하며, 미투 운동이 계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hsjssu@osen.co.kr
[사진] OSEN DB. 최정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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