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리 "韓 영화계, 과정의 올바름에 노력할 때…저도 동참할 것"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03.12 15: 40

문소리가 영화계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 기념 행사 및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가 열렸다. 
문소리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 개소한다는 소식에 마음이 든든하기도 했지만,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말에 주저하기도 했다. 제가 감정의 큰 동요 없이 잘 말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이 들어서 주저했던 것도 사실이다"라며 "하지만 서지현 검사의 용감한 폭로를 시작으로 이어진 미투 운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힘들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걱정했고, 같이 일한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시간들이었다. 제 주변을 둘러보니 저만 힘든 것이 아니라, 많은 영화인들이 아픈 마음, 초조한 마음, 노심초사 하는 마음으로 이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더라. 우리 모두가 지금 굉장히 힘든 시간이구나, 라는 것을 굉장히 절감했던 시간들이었다"라고 미투 운동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어 "우리는 가해자이거나, 피해자이거나, 방관자이거나, 암묵적 동조자였다는 사실을 영화인 전체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것은 곧 몇몇 사람들의 문제, 몇몇 피해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전체의 문제임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되돌아보는 시간이어야 되지 않을까"라며 "관객 분들, 우리 국민들의 배신감, 분노가 한국 영화 전체, 문화 예술계 전체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들, 시각들로 굳어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스러웠다"고 마음 한 켠의 걱정을 고백했다. 
문소리는 "그런 와중에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 개소한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반가웠다. 2016년부터 준비해서 지난해 한 해 실태조사를 하시고, 이렇게 등불이 필요한 시기에 개소한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 미리 연구해주시고 준비해주신 선배 여성 영화인들이 굉장히 든든하고, 자랑스러웠다"고 한국영화성평등센터 개소를 반기며 "영화계에서 성폭력 문제가 근절되는데 저도 영화인으로서 힘이 되고 싶다. 적극적으로 여러 캠페인에 동참할 생각이며, 피해자 분들이 상담받고 법률 지원하는데 자금이 필요할 거다. 그런 기금을 마련하는 데도 배우로서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동료 배우들과 함께 고민하겠다. 그런 길을 든든과 함께 하는 것이 영화를 지금까지 했고, 앞으로도 할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라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영화가 많이 발전하고, 전 세계적으로 주목도 받고 있다. 하지만 과정의 올바름에 조금 더 힘을 쓰고 다 같이 노력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저도 동참하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며 연대와 지지 발언을 마무리했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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