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직원' 후지사와, 마지막은 '기쁨의 눈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8.02.25 06: 54

마지막은 기쁨의 눈물이었다.  
후지사와 사쓰키가 이끄는 일본 여자 컬링 대표팀이 24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4인조 동메달 결정전에서 영국을 5-3으로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일본의 남녀 컬링 역사상 올림픽 메달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본은 영국에게 2-3으로 뒤졌으나 막판에 강했다. 8엔드에서 1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고 9엔드에서 스틸로 역전에 성공했다. 마지막 10엔드에서는 일본의 스톤을 원심에 가까운 위치로 옮겨준 상대의 결정적 실수로 행운의 득점을 올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패배 위기에서 극적으로 역전승을 거두자 선수들은 얼싸안고 환호했다. 

전날 한국과의 준결승에 패해 눈물을 흘렸던 리더 후지사와는 이날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거의 지는 경기였다. 상대 실수로 이겨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다. 정말 이겼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샷은 자신 있었다. 밀어 부치며 싸웠다"고 말했다. 
후지사와는 컬링 가족이다. 부모와 형제 등 가족 5명이 모두 컬링선수로 뛰고 있다. 5살때부터 컬링을 시작으로 선수생활을 했다. 고교를 졸업하고 일본의 주부전력에 입사했다. 선수를 병행하면서 와세다대학에 입학해 e스쿨을 통해 졸업장을 따는 등 공부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유력했던 소치 올림픽 진출에 실패하며 좌절을 겪기도 했다. 로코 소라레로 이적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팀 분위기에 매료돼 이적을 결심했다. 낮에는 보험회사의 사무원으로 일하면서 훈련을 병행했다. 평창올림픽 출전 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대표팀이 되었다. 
평창올림픽에서는 여배우 박보영을 닮은 미모로 많은 눈길을 받았다. 특히 경기 중  5엔드를 마치고 주어진 7분간의 휴식 시간에 딸기를 먹는 등 '우물우물 간식타임'이 화제를 모았다. 준결승에서 한국에게 연장전 끝에 패해 눈물을 흘리면서도 "상대(김은정)의 마지막 샷이 좋았다.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하며 고운 마음씨를 드러냈다. 
후지사와는 경기를 마치고 "아직 실감이 나지 않고 믿기지 않는다. 목에 메달이 걸려야 실감할 것 같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 언론들은 '경기 이외에도 화제를 뿌리며 열도를 휩쓴 컬링의 딸에게 마지막으로 최고의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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