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전 골맛' 한수진, "항상 연습하던 패턴"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8.02.20 15: 12

새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남북 단일팀은 20일 강원도 강릉 관동 하키센터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7~8위 결정전에서 스웨덴에 1-6(1-2 0-1 0-3)으로 패했다.
이로써 남북 단일팀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한 남북 단일팀이었다. 하지만 첫 올림픽 단일팀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1피리어드 0-1로 뒤진 상황에서 한수진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파워플레이 기회서 박종아가 골대 뒤에서 날카롭게 연결한 퍽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한수진은 경기 후 "큰 변화는 없었다. 마지막 경기니까 후회없이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골 상황에 대해서는 "항상 연습해오던 패턴이었고 1년 넘게 연습하던 거라 이 패턴만 나오면 무조건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물론 박종아 선수가 있어서 골 넣을 수 있었다. 마지막에 나와서 다행이었다. 내가 아니라도 그 패턴을 익힌 선수라면 다 넣을 수 있었다"고 겸손해 했다.
한수진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예원학교-서울예고-연세대 기악과(피아노 전공)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시절 잠깐 배웠던 아이스하키를 재수시절 다시 시작했다. 어머니에게 몰래 아이스하키를 하는 것을 걸렸지만 긴 설득 끝에 대학에 입학하면 시켜주겠다는 허락을 받았다. 한수진은 연세대에 입학했고 2007년 대표팀에 선발됐다.
한수진은 2011년 일본으로 아이스하키 유학도 떠났다. 200만 원을 들고 떠난 유학은 쉽지 않았다. 언어도 배워야 했고 노력도 필요했다. 방세 1500만 원을 대출 받기도 했다. 3년만에 갚았지만 일본에서 새로운 아이스하키를 배운다는 것이 행복했다.
머리 감독보다 연상인 한수진은 단일팀 최선참으로 역할을 다했다. 단일팀 결성 뒤 숨은 리더십을 발휘했다. 뒤에서 조용하게 후배들을 위한 시간을 만들었다. 남북 단일팀의 경기력을 빨리 끌어 올릴 수 있도록 동생들에게 친해질 기회도 더 만들어 줬다.
한수진은 이날 경기에서 모든 엔트리 선수들이 출전한 것에 대해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의 마음 고생이 심했다. 오늘 경기에 마음고생을 다 덜 수는 없지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수진은 단일팀이 되면서 그동안 손발을 맞췄던 박종아와 한 라인에 뛰지 못했다. 이에 "물론 1조면 좋겠지만 1조가 아니라서 기분 나쁘기보다는 어디서 뛰던 같이 맞출 수 있는 라인 메이트만 있으면 전혀 상관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수진은 올림픽 이후에 계획에 대해 "6년전 일본에서 즐겁게 아이스하키를 배운 경험이 있다. 기회가 있다면 다시 가서 배우고 싶다"면서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겠다. 할 수 있는 한 선수생활을 많이 하고 싶다. 기회가 되면 지도자 공부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10bird@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