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 "진규도 만족할 것...가장 기억에 남을 올림픽"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2.12 22: 43

"(노)진규가 봐도 만족스러워 했을 것이다. 4번 중 가장 기억에 남을 올림픽이다." 
노선영(29)이 우여곡절 끝에 친동생인 고(故) 노진규와의 약속을 지켰다. 노선영은 12일 오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발경기장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서 1분58초75를 찍었다. 노선영은 2명이 레이스를 남겨둔 현재 12위에 올랐다.
이로써 노선영은 주종목인 아닌 1500m에서 올림픽 개인 최고 순위를 갈아치웠다. 노선영은 지난 3번의 올림픽서 1500m에 모두 출전해 32위(2006년 토리노), 30위(2010 밴쿠버), 29위(2014 소치)를 기록한 바 있다.

노선영은 "마지막 올림픽서 미련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했다"며 "부담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어서 레이스를 마친 뒤 후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들게 출전한 만큼 4번의 올림픽 중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초 노선영은 올림픽 팀추월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개인종목 출전권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평창행이 좌절됐다. 그러나 출전권을 확보했던 러시아 선수 2명의 출전이 불발되면서 노선영은 극적으로 평창행 막차에 탑승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간판이었던 동생 노진규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부상으로 출전이 무산돼 노선영 홀로 소치올림픽을 치렀다. 노진규는 이후 골육종 암세포가 발견돼 2016년 24세로 생을 마감했다.
소치올림픽 출전을 끝으로 은퇴를 결심했던 노선영은 '평창 올림픽에 함께 출전하자'던 동생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은퇴를 미뤘다. 평창행 하나만을 바라보며 훈련에 매진해왔던 노선영은 개막을 보름여 앞둔 지난달 23일 '출전무산'이라는 청천벽력 통보를 전해들었다. 극적으로 평창에 온 노선영은 생사를 초월하며 하늘나라에 있는 동생과 약속을 지켰다.
노선영은 "진규가 봐도 만족스러워 했을 것이다. 올림픽에 다시 나오게 된 건 동생과의 약속이 컸다"면서 "마지막 올림픽서 후회없이 뛰기 위해 4년을 더 준비했는데 허무하게 기회를 날려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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