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번 영구결번’ 폴 피어스, “셀틱스 팬들은 세계최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2.12 12: 25

이제 누구도 34번을 달고 보스턴 셀틱스에서 뛸 수 없다.
보스턴 셀틱스 2008년 우승주역이자 파이널 MVP 폴 피어스(41)가 영구결번됐다. 셀틱스는 12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홈경기서 피어스의 34번을 영구결번하는 행사를 가졌다. 피어스는 셀틱스 역사상 22번째 영구결번이 됐다. 셀틱스는 NBA에서 가장 많은 결번을 가진 최고명문팀이다.
명문 캔자스대학출신인 피어스는 1998년 드래프트 10순위로 셀틱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15시즌 동안 활약하며 구단 대부분의 통산기록을 보유한 영웅이다. 브루클린, 워싱턴, 클리퍼스를 거치며 저니맨이 된 피어스는 선수로서 셀틱스와 마지막 경기에서 코트에 입을 맞췄다. 그는 2017년 셀틱스와 1일 계약을 맺으며 초록색 유니폼을 입고 명예로운 은퇴를 했다.

피어스의 결번식을 맞아 로버트 패리쉬, 세드릭 맥스웰 등 셀틱스 레전드를 비롯해 케빈 가넷, 라존 론도, 닥 리버스 클리퍼스 감독 등 2008년 우승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셀틱스 시절 동료였던 샤킬 오닐은 “폴, 이제 네 번호가 빌 러셀, 로버트 패리쉬, 래리 버드 같은 위대한 선수들과 함께 걸린다”며 결번식에 의미를 더했다.
라이벌 레이커스의 매직 존슨 사장과 코비 브라이언트도 축사를 했다. 코비는 “LA에서 자라나 셀틱스의 선수로 뛰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피어스는 항상 가장 막기 힘든 선수였다. 경이로운 커리어를 보낸 피어스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닥 리버스 감독은 “나와 폴이 클리퍼스 라커룸에 있을 때 ‘폴! 언젠가는 셀틱스로 돌아가야지?’라고 말하곤 했었다. 셀틱스에서 영구결번을 하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며 감회에 젖었다.
데니 에인지 단장은 “2010년 어느 날 폴이 내 사무실에 찾아왔었다. 자기 연봉 770만 달러를 깎을 테니 다른 선수들을 잡아달라고 하더라. 우승한 뒤 불과 2년 뒤에 그런 말을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도시를 대변해 당신의 희생에 감사드린다”며 피어스를 트레이드를 했던 지난 앙금을 풀었다.
마이크를 잡은 피어스는 “정말 감사드린다. 지난 몇 달 동안 영구결번에 대해 생각했다. NBA에 들어와 셀틱스에 입단한 많은 선수 중 영구결번이 되는 선수는 극히 일부다. 우리 어머니는 싱글맘으로 세 명의 아들을 홀로 키우셨다. 고등학교때 코치님에게 지도를 받고 처음 NBA를 꿈꿨다. 사실 케빈 가넷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NBA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형들이 나에게 영감을 줬다. 캔자스대학교 때 은사 로이 윌리엄스에게도 고맙다. 내가 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날 한계까지 밀어붙이고 지도해줬다. 정말 긴 여정이었다”며 과거를 돌아봤다.
피어스는 “보스턴 팬들은 세계최고다. 이런 팬들은 아무데도 없다. 셀틱스 구단조직도 최고다. 우리는 보스턴 셀틱스다. 어떤 스포츠에서도 이런 수준의 충성심은 없을 것이다. 기록이나 성적을 떠나서 보스턴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 선수로서 얼마나 성숙할 수 있는가를 배웠다. 케빈, 유일하게 후회하는 게 있다면 널 5년 일찍 데려오지 못한 거다! 앤트완, 네가 아니었다면 이 자리는 없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팬들에게 고맙다”며 팬들과 동료들에게 감사인사를 빼먹지 않았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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