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LIVE] '3할·23홈런' 김하성 "커리어하이는 아직이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2.12 13: 01

도무지 만족을 모른다. 김하성(23·넥센)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김하성의 야구는 발전형이다. 한 시즌도 예외 없이 매년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4년 넥센에 2차 3라운드로 입단한 그는 데뷔 첫해부터 구단의 눈도장을 받았다. 강정호의 백업으로 뛰며 60경기에 출장, 타율 1할8푼8리-2홈런을 기록했다. 빼어난 기록은 아니지만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강정호가 미국으로 떠나자 주전 유격수는 곧장 김하성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김하성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강정호 후임자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140경기서 타율 2할9푼-19홈런-22도루. 홈런 한 개만 더 때려냈더라도 20-20 클럽 가입이 가능했다. 그만큼 아쉬웠다.

20-20을 눈앞에서 놓치자 이듬해 곧장 해냈다. 2016년에는 144경기에 모두 나서 20홈런-28도루로 직전 해 아쉬움을 달랬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데뷔 처음으로 타율 3할 고지를 넘겼으며(.302), 홈런 커리어하이(23홈런) 기록을 썼다. 한 해도 쉬지 않는 발전이다.
올해 역시 목표는 하나, 더 나은 모습이다. 김하성은 지난 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넥센 스프링캠프에서 담금질 중이다. 지난해 성적은 잊었다. 그는 "지난해 성적을 이어갈 수 없다. 올 시즌 개막전에 내 타율은 0할, 홈런은 0개다. 그저 지난일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지난해 기록은 풀타임 세 시즌 중 가장 나았다. 소위 '커리어 하이' 시즌. 그러나 김하성은 "나의 커리어 하이 시즌은 아직 오지 않았다. 물론 앞선 시즌들과 비교해 가장 좋은 성적이었던 건 맞지만, 야구할 날이 10년 이상 남았다. 더 좋아져야 한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어 그는 "2015년에 20-20 클럽 가입을 눈앞에서 놓쳤다. 정말 욕심이 났는데 이듬해 해냈다. 막상 하니까 허무했다. 목표를 크게 잡아야 하는 걸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당장 올 시즌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더라도 만족은 없다. "아마 (서)건창이 형도 200안타 쳤을 때 만족 못했을 것이다. 210안타, 220안타가 가능했으니까. 돈 많이 번다고 안 벌고 싶은 것 아니지 않나. 같은 생각이다".
이렇듯 만족 없는 선수가 지난해 가을은 한가로이 보냈다. 신인 시절부터 한국시리즈에서 뛰었던 김하성에게 '가을야구 없는 가을'은 어색했다. "물론 나는 APBC 대표팀 합류를 위해 운동을 계속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경기들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 '이래서 가을야구는 꼭 해야하는구나' 싶었다".
올 시즌은 여러 모로 중요하다. 여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군 미필 김하성으로서는 병역 혜택을 기대해 볼 법 하다. 하지만 그는 "태극마크를 달아보니 그 무게감을 느꼈다. 말그대로 국가를 대표하는 느낌이었다. 병역 혜택은 메인이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으로 누구보다 일찍 시즌을 시작했고, APBC 대회로 누구보다 늦게 마무리했다. 김하성은 "모든 야구팬이 우리 경기에만 집중했다. 10개 팀이 5경기로 나눠 치르는 시즌과 다르다. 모든 팬들이 한 팀을 응원해주는 느낌이 짜릿했다. 불러주신다면 언제라도 합류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정호가 유격수 경쟁을 정리하며 평화왕에 올랐듯, 김하성도 같은 위치를 바라볼 법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겸손했다. "(김)선빈이 형, (오)지환이 형, (하)주석이 형, (김)재호 선배, (손)시헌 선배까지. 정말 쟁쟁하다. 난 아직 부족하다"며 손사래쳤다.
훗날, 김하성의 커리어 하이 시즌은 언제로 기억될까. 그 해 김하성의 야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김하성은 이처럼 야구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선수다. /ing@osen.co.kr
[사진] 서프라이즈(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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