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활약' 신소정, 아이스하키 단일팀 만큼 그리운 아버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2.11 10: 52

"아버지도 잘 보셨을 거에요".
신소정은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별리그 B조 1차전 스위스전을 치르고서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제가 더 잘 막아줬어야 하지 않나, 버텼어야 하지 않나 하는 미안함이 있다"고 말했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에 나선 신소정은 미안한 마음과 즐거운 마음이 공존했다. 경기를 위해 빙상장으로 입장하는 동안 넘어지기도 하며 어수선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던 신소정은 경기에 돌입한 뒤 거의 쉴 시간이 없었다. 1피리어드당 20분씩 총 60분 3피리어드로 진행되는 아이스하키 경기서 신소정은 52개의 유효슈팅을 막아내야 했다. 끊임없이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을 반복했고 상대의 총알같은 슈팅을 막아야 했다.

신소정은 "첫 경기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면서 "제가 더 버텨줬어야 했는데, 미안함이 있다"고 말했다.
비록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스위스에 패했지만 신소정은 원하는 것 몇 가지를 이뤘다. 올림픽 출전뿐만 아니라 한국 고유의 미를 알리는 데 성공한 것. 그는 "한국을 알리고 싶어서 한복 그림이 그려진 헬멧을 착용했다. 다행이 많은 분들께서 알아봐 주신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또 신소정의 헬멧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와 애완견이 그려져 있다. 아버지는 신소정이 고등학교 3학년 때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사망으로 큰 충격에 빠질 수 있었지만 신소정은 아이스하키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이겨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국가대표로 뛰었던 신소정은 마음을 다 잡고 훈련에 임했다.
숙명여대에 입학한 뒤에도 큰 무대 도전을 펼쳤다.  2013년 캐나다 대학스포츠 1부리그(CIS) 세인트 프라이스 제이비어대에 입학한 그는 3시즌 동안 1점대 실점률을 기록하는 등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2016년에는 북미여자아이스하키리그(NWHL) 뉴욕 리베터스에 입단해 한국 남녀 아이스하키 선수를 통틀어 처음으로 세계 톱 리그에 진출했다.
아이스하키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신소정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 한 켠에 갖고 있었다.  경기를 마친 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아버지도 잘 보셨을 거에요"라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밝게만 이야기 했던 신소정도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신소정은 여전히 잘 버텨내야 한다. 아이스하키 단일팀 전력의 60% 이상인 골리 포지션에서 뛰는 신소정은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첫 경기에 대한 패배 및 아쉬운 감정은 모두 잊을 준비가 됐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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