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트로트가수 홍원빈 "186cm 모델 출신, 단점으로 보였죠"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12.12 15: 29

가수 홍원빈은 국내 유일무이한 모델 출신 트로트 가수이다. 남다른 이력을 갖고 있는, 현재 연말 디너쇼 준비에 한창인 그를 최근 OSEN이 만났다.
홍원빈은 지난 2007년 싱글앨범 'Fall in love'로 데뷔한 이후 '인생을 거꾸로 살자', '남자의 인생', '예쁜 여보', '품', '노을빛 사랑' 등 다양한 곡들로 사랑받아 왔다.
홍원빈은 모델 출신. 23세에 군 제대를 하고 모델 양성 교육기관이던 모델라인에 들어갔다. 차승원이 모델 선배였다. 차승원은 18기, 홍원빈은 35기. 하지만 인생은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의 길로 접어들었다. 2007년 데뷔한 그는 남자 트로트 가수의 새로운 캐릭터를 제시했다. 트로트 가수의 전형성을 깨고 장르의 저변을 넓혔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의 행보에 지지와 응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왜 그런 걸 하냐'란 사람도 있었고 '장르를 록으로 가야 어울리는 거 아니냐'라고 말하는 지인도 있었다. 하지만 홍원빈은 오직 트로트만을 생각했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데뷔 전 수업료를 엄청 냈죠. 금전적인 부분의 손해는 물론 준비하던 것이 심하게 엎어진 적도 많아요. 집을 날린 적도 있고 야반도주를 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 길을 걸어 오면서 마음을 닫은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배우를 했어도 손색 없을 비주얼. 실제 그는 연기 경험이 있다. SBS '심야식당'에 출연했었고, 최근 세상을 떠난 故 배우 이미지 유작 '13월의 로맨스'에도 출연했다. '심야식당'에서는 암기력으로 현장을 놀라게 했다는 그다.
'홍원빈'이란 이름은 가명이다. 작명소에서 지었는데 몇 년 전까지 스스로도 굉장히 부담스러웠다고. 배우 원빈이 있기도 하고, 뭔가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운명에 이끌려가듯이 이 이름을 사용하며 일이 술술 풀렸고, 이제는 그런 이질감을 많이 극복했단다. 
무대에 오르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오는 25일 서울 더케이호텔 거문고홀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위한 사랑 콘서트’라는 주제로 홍원빈 크리스마스 디너쇼를 개최한다. 그는 생애 첫 디너쇼인 이번 공연에서 색다른 무대를 준비 중이다. 모델 출신이란 특색 역시 살린 무대가 마련돼 있다. 
더불어 ‘노을빛 사랑’ 등 히트곡은 물론, 올드팝, 캐롤 등 심혈을 기울여 만든 다양한 레퍼토리의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디너쇼를 두고 홍원빈은 "트로트 가수가 자기 노래만 하는 게 아니구나, 색다르게도 공연을 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디너쇼는 소방관 부부, 다문화 부부, 환경미화원 부부, 탈북자 부부, 난민 부부 등 소외된 분들을 초청, 크리스마스의 사랑을 함께하는 따뜻한 자리를 마련했다. 수익금의 일부는 후원 단체인 사단법인 희망을 나누는 사람들에게 기부하고, 즉석에서 저소득층 자녀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특별한 행사를 기획했다. '사랑꾼'이란 수식어를 갖고 있는 홍원빈에게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공연이라 할 수 있다.
본인에 대해 "보이는 모습 그대로 똑같은 것 같다. 그냥 제 모습이다"라고 설명하는 그에게 가수로서 가진 그 만의 강점에 대해 물었다.
"가수로서 기존에는 '너는 키가 단점이야'란 말을 많이 들었어요. 제 키가 186cm이거든요. 그리고 겉보기에는 제가 좀 점잖아보여서 '쟤가 무대 위에서 과연 관객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신 분도 많았어요. 하지만 무대 위에 올라가면 반전이거든요. 무대에 올라가면 그냥 뭔가 신들린 듯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빠지는 것 같아요. 공연 2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때도 있어요. 그걸 반전 매력으로 많이 봐주시는 것 같아요."
"트로트 가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냐"고 묻자 "일단은 자기를 아끼고 관객을 아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스스로에게 빠지지 않으면 안 돼요. 제일 먼저 관객이 알거든요. 진심으로 임해야 관객이 알고, 다시 제가 그 반응을 받죠. 그렇게 소통이 이뤄져요. 소통이 정말 정말 중요해요." 
많은 트로트 가수 동료 선후배들과 마음 속 선의의 경쟁은 하고 싶을 지언정 헐뜯거나 단점을 지적하며 올라가고 싶은 마음은 '요만큼도' 없다는 그다. 자신에게만 신경쓰고 집중하기도 바쁘단다. 그는 "좀 더 많은 대중이 알 수 있는 히트곡을 만들어내야 해요. (가수가) 활동을 한다고 해도 그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한낱 무명이니까요. '그들만의 세상에서 존재하는 사람'이 되면 안 되죠. 그게 속된 말로 '자뻑'이잖아요. 객관적인 눈으로 절 키워가고 싶어요"라고 자신에 대해 날카롭게 평가했다.
팬은 그의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다. 공연 때마다 어디든 그를 찾아주고 응원해주는 팬들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인상 깊은 팬이요? 많아요. 정말 열성적이세요. 제가 라디오를 진행하는데 제 얼굴을 못 보더라도 커피를  보내주시죠. 간장게장을 보내주시는 분도 계시고. 항상 가슴에 남아있어요. 제 이름으로 꽃다발 대신 쌀 라면을 기부하신 적도 있고요. 정말 감동입니다. 더 잘 못 해드려서 죄송하고 감사하죠."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했다. 그가 가장 바라는 것은 팬들의 '건강'.
"팬분들한테 항상 감사하다는 말, 좋아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때로 건강 때문에 보이다 안 보이다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럴 때면 정말 마음 아픕니다. 제가 가장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항상 건강 잘 챙기시라'는 거에요. 우울증을 앓고 계시다가 제 공연을 찾아와 보고 많이 좋아지셨다는 분도 계셨는데 정말 제겐 뿌듯한 일이에요. 팬 분들에게 항상 가슴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 /nyc@osen.co.kr
[사진] 홍원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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