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드라마에 예능까지..교도소 콘텐츠 왜 끌리나?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12.12 15: 51

9시 뉴스도 아닌데 교도소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 요즘이다. 그동안 교도소 내 범죄자들의 억울한 사연이나 탈옥 스토리가 종종 드라마 콘텐츠로 사용되긴 했지만 요즘처럼 활발하고 다양하게 이뤄지진 않았다. 
올해 초 방영된 SBS '피고인'은 누명을 쓴 검사(지성 분)가 사형수가 돼 진실을 밝히려고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렸다. 현재 방송 중인 '의문의 일승'은 사형수(윤균상 분)가 탈옥 후 형사 신분이 된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대표적인 교도소 콘텐트는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다. 기존 드라마들이 주인공의 사연을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배경이나 장치로 교도소가 짧게 그려진 반면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아예 이 곳을 주무대로 삼는다. 

그래서 시작 전부터 범죄자 미화 우려의 시선이 쏟아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 열린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뜻밖의 사고로 잘나가는 야구 선수에서 징역 1년형을 받고 수감된 김제혁(박해수 분)과 동료 재소자들의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앞서 신원호 PD가 설명했던 대로 블랙 코미디물이다. 선한 줄 알았던 교도관이 비리에 연루되거나 수감방에서 귀여움을 한몸에 받던 막내가 끝까지 배신하는 모습을 보며 감옥은 이상하고 나쁜 사람들이 있는 곳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그리고 이젠 감옥 예능이 안방 문 앞에 서 있다. MBC에서 '진짜 사나이'로 군 예능의 대중화를 이끈 김민종 PD와 '무한도전' 제영제 PD가 내년 상반기 방송을 목표로 교도소 콘셉트의 새 예능 프로그램 판을 짜고 있는 것. 
제작진은 "교정 공무원들의 노고를 심도 있게 다루고, ‘죄를 짓지 말자’는 공익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알렸다. 구속부터 재판, 수감까지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는 일련의 과정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국내 최초 사법 리얼리티다.
다소 의아하고 뜻밖의 배경이지만 폐쇄된 공간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군대와 교도소다. 김민종-제영제 PD 특유의 참신한 시각이 예능계의 또 다른 판을 짤 전망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때처럼 섣불리 예측하기 힘든 그림이다. 
이미 콘텐츠 홍수시대다. 대중의 시선은 높아져 있고 웬만한 무기로는 살아남기 힘든 과열 경쟁시대다. 따라서 베일에 싸여 있는 공간으로 눈을 돌리게 되고 군대에서 교도소로 그 시선이 옮겨진 상황이다. 
물론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양날의 검이다. 교도소 콘텐츠에 대한 불편한 목소리는 여기저기서 들린다. 다만 어떤 그림일지 호기심 가득한 물음표도 분명 존재한다. 대한민국 방송 콘텐츠가 교도소 담장까지 무너뜨렸다. /comet568@osen.co.kr
[사진] SBS,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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