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마녀’ 작가 “아동성범죄 형량 가벼워..피해자 공포”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12.09 15: 30

 KBS 2TV ‘마녀의 법정’(이하 마녀)은 KBS 입장에서 가뭄의 단비 같은 드라마였다.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기 힘든 현실에서 1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넘기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마이듬이라는 여자 주인공과 여성아동성범죄라는 특별한 소재를 끌어안고 이룬 성과다. 이 드라마를 집필한 정도윤 작가와 대화를 나눴다.
정도윤 작가는 8일 오후 OSEN과 인터뷰에서 “경쟁작들이 워낙 쟁쟁해서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생각보다 작품이 잘 돼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드라마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아동과 여성에 관한 성범죄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택한 만큼 우려도 컸다. 이에 대해 정 작가는 “윤현민, 정려원 등 출연 배우들이나 감독님까지 모두 혹여나 이 드라마를 보는 범죄 피해자들에게 결례가 되거나 상처가 될 만한 부분 없도록 최대한 조심스럽게 작품에 접근했다. 말 하나하나도 조심했다. 그런 디테일들이 쌓여서 실제 연기에 녹아들었다. 조심스러운 태도와 연기를 보시고 시청자들이 공감하면서 많은 사랑을 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녀’는 성추행과 아동성범죄등 수많은 성범죄를 다루면서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만들기도 했다. 정 작가는 성번죄와 관련된 소재를 다루면서 선정성을 배제하고 이야기로서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서 애썼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점은 성범죄를 다루지만 작가로서 선정성을 쫙 빼고 이야로서 재미있게 전달해야 했다. 어떻게 하면 분노하지 않고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가 가장 힘들었다”고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 기사와 사건 등을 다루면서 그는 대한민국에서 성범죄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고충과 어려움에 깊이 공감했다. 그는 “성범죄라는 것이 남녀 간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이 있는 사람이 비열하게 하는 행동이 문제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었다. 5, 6회에서 아동 성범죄에 대해서 다룰 때도 아직 피해자가 성인이 되지 않았는대, 가해자가 만기 복역해서 출소하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를 전하고 싶었다. 또한 성범죄 피해자에게 있어서 가해자가 법적인 절차를 통해서 처벌을 받는 것이 진정한 피해회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서 12회 에피소드를 썼다”고 설명했다.
‘마녀’의 결말은 악의축 조갑수(전광렬 분)이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는다. 정도윤 작가가 이런 결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드라마의 제목이 마녀의 법정인 것처럼 마녀의 법정에서 조갑수가 사형 선고를 받는 것을 처음부터 생각했다. 법이 성범죄자에 대해 본보기를 보이면 다른 가해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성범죄 사건이야 말로 법정에서 합법적인 권력에 의해 처벌 받아야 통쾌하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정도윤 작가에게 있어서 ‘마녀’는 어떤 의미일까. 그는 “정말 감사한 드라마다.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 힘든 시대에 좋은 성적을 기록해서 고맙다. 앞으로도 제 자리에서 시청자들이 푹 빠져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쓰는 것이 목표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pps2014@osen.co.kr
[사진] KBS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