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 '기억의 밤' 스포 없이 흥행 가능했던 비결 셋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12.05 09: 53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 ‘기억의 밤’(감독 장항준)이 영화 ‘꾼’(감독 장창원)에 이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기억의 밤’은 어제(4일)까지 누적 관객수 62만 7520명을 돌파하며 일별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이 같은 흥행 속도로 흐른다면 100만 관객 돌파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금지” 관객들의 성숙한 문화
새 집으로 이사 온 날 밤,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된 형 유석(김무열 분)을 본 동생 진석(강하늘 분)은 매일 밤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며 불안해한다. 형이 납치된 지 19일째 되는 날 돌아오고, 가족들 앞에 나타난 유석은 그동안의 모든 기억을 잃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돌아온 뒤로 어딘가 이상하게 달라진 유석을 놓고 “형이 아니다”라고 의심하던 진석은 매일 밤 집을 나가는 형을 쫓던 중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두 형제의 엇갈린 기억 속 숨겨진 살인사건의 진실을 찾는 과정을 숨막히는 서스펜스 속에 전개시키며 치밀한 심리묘사를 통해 죽음의 진실을 밝혀내려 하고 있다.
‘기억의 밤’에 대한 전반적인 스토리는 간략하게 이렇게 설명할 수 있는데, 일단 영화를 보고 나면 충격적인 반전에 놀랄 수밖에 없다. 요즘 말로 정말 쫄깃한 전개를 자랑하는데 내용을 알고 보면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스포일러를 당하면 안 되는 작품인데, 먼저 본 관객들이 이를 철저하게 지켜주며 재밌다는 평가를 남겨 흥행몰이에 성공할 수 있었다.
■쫀쫀하게 터진 반전
‘기억의 밤’은 결말로 달려가며 유석과 진석 형제에 대한 반전에 반전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초반에는 공포물 같다가도 추적 스릴러의 향기를 풍기며 마지막에서는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결말을 알고 난 후 완성된 ‘빅픽처’는 단순하지만 진실이 드러나기까지 관객의 집중도를 유지하는 기술은 성공적이다.
장항준 감독이 그동안 드라마 ‘싸인’ ‘드라마의 제왕’ ‘후아유’, 영화 ‘끝까지 간다’의 각색 등으로 쌓아온 스토리 라인과 탄탄한 전개 방식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기술이 통한 것이다. 결말이 예상이 가면서도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이다.
■강하늘X김무열, 배우들의 명연기
동생 진석 역을 맡은 강하늘과 형 유석 역의 김무열, 형제의 부모 역을 맡은 나영희와 문성근의 열연이 ‘기억의 밤’을 보는 재미를 끌어올렸다. 강하늘은 형의 진실을 파헤치며 혼란을 겪는 진석 역을 맡아 소름 돋는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20대 배우들 가운데 정말이지 ‘톱’이라고 말할 수 있다.
김무열은 다정한 형의 면모부터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서늘한 눈빛의 야누스적인 매력을 드러내며 일명 ‘인생 열연’을 보여줬다. 미스터리와 스릴러, 추격 액션의 다채로운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강점을 부각하기 위해 전체를 관통하는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며 긴장감 넘치는 얼굴로 몰입감을 극대화했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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