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LIVE] '미생의 1년' 김석환, "싸움 못했다…죽기 살기로 하겠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11.24 11: 00

"프로의 벽을 느꼈다".
KIA 내야수 김석환(18)이 힘겨운 첫 시즌을 마친 소감이다. 오키나와 가을 마무리 훈련에 참가중인 김석환은 올해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작년 가을캠프와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였다. 신인 시절의 이승엽과 비슷하다는 말까지 들었다. 2군에서 개막을 했지만 한 번 쯤은 1군 경험이 있을 줄 알았다. 
초반 홈런포를 날리며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했다. 그러나 부상을 당해 1군 기회를 얻지 못했다. 2군 성적은 5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 7홈런, 26타점이 고작이었다. 삼진이 너무 많았다. 191타석에서 59개의 삼진을 당했다. 패기로 덤볐으나 선구안이 문제였고 투수와 싸움을 못했다. 

아쉬운 점은 부상이었다. 4월에만 5개의 홈런을 터트렸고 타율도 3할을 넘겼다. 그러나 5월부터 페이스가 떨어졌다. 김석환은 "홈런 7개 치고 왼 엄지손가락을 다쳤다. 타격시 방망이에 먹혀 뼈가 멍들었다. 한 달간 재활군에 있었는데 페이스가 떨어졌다. 이후는 경기 감각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야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자 투수로 전향할 생각도 했다. 그는 "원래 투수가 꿈이었다. 한번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내 욕심이었다. 여러 분들에게 물었는데 무모한 도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기로 했다"고 멋쩍게 웃기도 했다. 
그래도 소중한 1년의 경험이었다. 김석환은 "1년 동안 많이 배웠다. 함평에서 좋은 음식 잘먹고 자면서 파워가 늘었다. 그러나 무작정 들이대며 하다보니 당하는 것도 많았다. 경험이 부족해 투수와 싸움을 제대로 못했다. 프로의 높은 벽을 느꼈다"고 1년을 평가했다. 
높은 삼진율에 대해서는 "선구안이 문제인 거 같다.  초반 좋았을 때도 삼진이 많았다. 처음에는 자신있게 방망이를 돌렸는데 나도 모르게 삼진 안먹으려고 공을 맞히려다 멈칫했다. 내 스윙이 아니라 쫓아가는 스윙이 많았고 변화구에 삼진을 당했다"고 자신의 단점을 분석했다. 
당연히 이번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는 교정의 시간이다. 그는 "타격은 작년 좋았을때 배운 것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있다. 스윙의 결이나 각도을 유지하고 몸을 뒤에 잡아놓고 허리로 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많이 좋아진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교정 작업이 통했는지 지난 16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는 2루타 2개 포함 6타수 4안타 3타점 3득점을 올리는 고감도 타격을 했다.  
하루 타격 훈련량도 많다. "주간에는 티배팅과 롱티를 친다. 야간 롱티도 있다. 아침 조기 훈련과 방과후 훈련까지 합하면 하루에 1000개 정도는 치는 것 같다. 처음에는 손바닥이 다 벗겨졌는데 이제는 굳은 살이 박혔다. 프로에 와보니 내가 스스로 준비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내년의 목표는 1군이다.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하는 것을 보고 거기서 뛰고 싶었다. 내년에는 1군 올라가서 경기하고 싶다. 부상이 없어야 한다. 1군이든 2군이든 계속 경기를 뛰어야 한다. 이제는 죽기살기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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